검찰 1심 불복해 항소…끝나지 않은 최종 결론

5년 전 '유치원 멍키 스패너 학대 사건'의 가해자로 의심받은 20대 교사가 긴 소송 끝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이 사건은 경기 남양주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멍키 스패너로 손가락을 조이는 등 5살짜리 원생들을 학대했다는 내용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다.

10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양모(29)씨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이에 불복해 이달 6일 항소장을 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피해자들의 진술로 미루어 학대 의심이 든다"면서도 "일부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데다 학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신체적 상처도 없다"며 양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당시 법정에 서 있던 양씨는 판사가 "무죄"라고 말하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 재판을 방청하던 원생 부모들은 무죄 판결에 반발해 소리를 지르며 재판부에 항의했다.

5년 만에 무죄 '유치원 멍키 스패너 학대' 다시 법정에
이 사건은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 검찰의 무혐의 처분, 법원의 학부모 재정신청 수용, 검찰의 재수사 등 오랜 과정을 거쳐 재판이 시작됐다.

애초 이 유치원 학부모 5명이 교사 양씨를 아동학대와 성희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은 2016년 9월 중순이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양씨가 회초리로 아이들의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렸고 특히 멍키 스패너에 손가락을 끼우고 조여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을 불이 꺼진 방에 혼자 두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성희롱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에 양씨는 "아이들이 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소리를 지른 적은 있지만 신체적인 접촉은 결코 없었다"며 "멍키 스패너 같은 공구는 아이들 앞에서 꺼낸 적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양씨에게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아이들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부모나 경찰관과 대화를 거치며 기억이 왜곡되거나 진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검찰의 처분에 불복,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했고 담당 재판부는 성희롱 혐의는 기각했지만 "아동들의 진술 속기록, 영상녹화 CD, 진단서, 고소장, 기타 증거 등을 모두 종합하면 공소를 제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결정했다.

그 뒤 15차례가 넘는 긴 재판 끝에 양씨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 항소에 따라 양씨의 유무죄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