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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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입차량의 명의상 소유자인 회사가 지입차주로부터 지입료와 차량 할부금을 받지 못했다 해도, 지입차주가 제3자에게 차량을 임대했다면 회수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대행위가 지입계약의 업무범위에 포함되고, 이에 따라 제3자의 임대차계약도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렌터카업체인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원고 패소 취지로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지입차량은 실질적인 소유주가 그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 개인이지만 업체 명의로 등록한 차량을 말한다. 현행법상 개인이 여객 운송사업을 할 수 없어 기사들이 차량 명의를 지입회사로 돌려놓고 회사에 일정액의 지입료를 내며 개인영업을 한다.

지입차주인 K씨는 지입회사인 A사 명의로 차를 할부 구입했다. 이어 K씨는 B씨와 차량 임대차계약을 맺고 차 구입대금을 모두 받은 뒤 B씨에게 차를 넘겼다. 임대차 계약서에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실질적인 차 소유권을 B씨에게 넘긴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K씨는 A사에 지입료와 차량 할부금 등을 제때 주지 않았다. 결국 A사는 차를 실제 소유한 B씨를 상대로 자동차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는 “K씨에게 대금을 모두 내고 차량을 샀기 때문에 차량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B씨가 차량을 회사에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재판부는 “K씨가 차량 할부금을 완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입차주로서 K씨는 소유권을 실질적으로 취득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K씨에게 차량 대금을 지급해 실질적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는 B씨 주장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K씨가 B씨에게 차량을 임대한 것은 A사와 한 지입계약의 통상적인 업무 범위에 포함된다”며 “B씨가 임대차계약에 따라 차를 점유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차량에 관한 B씨의 점유 권한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