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억원대 분양 매출 증가 추산…국민임대는 111가구 줄어
시, 송전탑 지중화 민원엔 소극 대처 논란…공영개발 취지 퇴색 지적

경기 성남시가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대장동 공영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성남의뜰'이 선정된 이후 당초 계획보다 용적률을 높여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로 인해 성남의뜰에 참여해 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186가구의 아파트를 더 지어 분양했으며, 이를 통해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추가로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성남시, 대장동 용적률 상향 인가…'화천대유' 186가구 더 분양
시가 2016년 11월 고시한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변경계획인가'에 따르면 대장동 12개 아파트단지의 용적률은 185∼195%로 전체 가구 수는 5천268가구다.

앞서 2015년 3월 이 사업지구의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 공모지침서 등에는 13개 아파트단지 용적률을 모두 180%로 명시했고, 전체 가구 수는 5천89가구였다.

전체 아파트 단지 면적은 사업자 공모 당시 37만4천498㎡에서 변경계획인가 때 37만4천344㎡로 별 차이가 없으나 용적률이 5∼15%포인트 늘면서 전체 건축 가구 수가 179가구 늘었다.

아파트단지 수는 1개 단지를 다른 2개 단지(A7, A8 블록)로 나눠 붙이면서 1개가 감소했다.

결국 시가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성남의뜰'이 아파트를 더 짓겠다며 신청한 용적률 상향 조정을 성남시가 인가하면서 추가로 혜택을 준 셈이다.

특히 성남의뜰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는 4개 아파트단지(A1, A2, A11, A12블록)를 직접 시행했는데,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180%에서 195%로 15%포인트씩 높아지면서 전체 가구 수는 1천778가구에서 1천964가구로 186가구 증가했다.

이들 아파트는 84㎡형으로 분양가는 7억∼8억원에 달해 화천대유는 1천300억원의 분양 매출을 추가로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2개 국민임대 아파트단지의 경우 분양가구가 1천532가구에서 1천421가구로 오히려 111가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공영개발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을 인가해준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일부는 퇴직했다"고 말했다.

한편, 화천대유의 아파트 사업 '대박'을 도와준 꼴이 된 성남시가 대장동 사업지구 내 북측 송전탑 지중화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입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민들은 "성남의뜰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관련 서류에는 북측 송전탑 지중화를 위한 케이블헤드 부지와 케이블 관로 확보 계획이 들어 있는데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성남시가 단순히 성남의뜰에 이행 명령만 내렸을 뿐 지중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성남의뜰 측이 이행 명령에 대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관련 소송은 화천대유 이성문 전 대표가 "대장지구 북측 송전탑 지하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고 언론에 밝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