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지회 1000여명, 2010년 사업장 점거 농성
'비정규직 상징' C씨, 점거농성장 들어가 조합원 격려
대법원 "격려는 불법 행위 강화한 것, 방조범 성립"
대법 "불법 점거농성장 들어가 조합원 격려했다면 공범"

불법 점거 농성 중인 사업장에 들어가 조합원들을 독려했다면 업무방해죄의 공범(방조범)이 성립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는 지난 9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와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해 이 같이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 900명은 2010년 11월 경 사내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울산1공장 생산라인을 점거했다. 비정규직 지회는 25일간 울산공장을 점거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시켜서 회사에 2544억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힌 것으로 밝혀졌으며, 불법파업 판단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조직 비정규국장인 C는 △7회에 걸쳐 현대차 정문 앞에서 농성 조합원들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해 기자 회견을 열었고 △점거 농성장에 들어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농성 지지 발언을 했으며 △금속노조 공문 등을 비정규직지회 등에 이메일로 보냈다.

결국 C는 이런 일련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공범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원심인 부산고등법원은 C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C의 행위가 업무방해죄 방조범에 해당한다며 벌금 400만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원심 부산고법은 "C는 비정규직지회를 상징하는 인물로 2012년 대통령 선거와 국정 감사를 앞두고 사내하청 문제를 쟁점화하기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 철탑에 올라가 296일간 고공 농성을 하는 등 장기간 파업의 구심점이 된 인물"이라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시해 노동계 쪽에서는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먼저 재판부는 집회 참가나 공문 전달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사회를 보거나 기자회견을 해서 울산공장 생산라인을 점거하는 조합원들에게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쳤다고 해도, 이는 쟁의행위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공문전달 행위에 대해서도 "미조직비정규국장인 C가 통상적인 활동을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생산라인 점거 자체를 직접 독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농성행위에 일부 도움을 준 측면이 있지만 점거행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농성현장 독려행위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C의 노동조합 내 지위나 영향력, 현장 발언 등에 비춰보면 정범(점거농성조합원)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범행을 더욱 유지 및 강화시켜준 행위"라며 "이를 통상적인 조합활동으로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곽용희/최진석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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