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세종에 홀로 거주하는 A씨(53)는 간, 신장 등의 만성질환으로 인해 근로를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동안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받아 생활을 유지했지만 2년 전 급여가 끊겼다. 부양의무자인 자녀가 취업하면서 소득이 발생하자 급여 대상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다음달부터 다시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60년만에 폐지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30일 "다음달부터 근로 능력이 없는 노인과 장애인, 한부모 가구 등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및 폐지 조치로 올해 약 23만명의 저소득자 등이 자녀가 소득이 있는 경우라도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1961년 생활보호법이 제정될 때부터 수급자 선정의 기준으로 삼아왔던 제도다. 자녀 또는 부모가 해당한다. 2000년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때도 계속 이어져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현재 부양의무자 기준에 따르면 자녀 또는 부모의 소득과 재산이 수급자를 부양하고도 중위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이 기준이 사라지면서 수급자의 소득과 재산만을 기준으로 생계급여 대상을 선정하게 된다. 소득 환산금액의 합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인 경우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4만8349원, 4인가구는 146만2887원 이하인 경우 생계급여 대상이 된다. 내년엔 기준 중위소득 인상으로 이 기준이 각각 58만3444원, 153만6324원 이하로 확대된다.

단 고소득 또는 고자산가 자녀 또는 부모가 있는 경우는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준은 연소득 1억원 초과 또는 재산 9억원 초과 등이다.

복지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왔으며 이번 완전 폐지 조치 일정도 내년에서 올해 10월로 앞당긴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7년 11월부터 작년 말까지 17만6000명이 새롭게 수급자로 선정됐으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으로 올해 연말까지 저소득 취약계층 약 23만명이 추가로 생계급여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성일 복지부 1차관은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는 저소득층 생계지원을 부양가족 중심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바꾼다는 의미가 있다"며 "빈곤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