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딸 분양 1채만 드러나…대장동 등본에 '화천대유' 없어
"보존등기 안 했으면 등기법 위반…타자 명의 보유시 부동산실명법 위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회사 보유 아파트를 분양받아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화천대유가 보유중이던 24채를 모두 처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천대유 미분양 아파트 모두 처분한 듯…23채 행방 묘연

29일 연합뉴스가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로부터 84㎡ 1가구를 분양받은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1, 2단지 전체 974가구 중 현재 화천대유가 소유주로 이름을 올린 가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천대유는 대장지구 15개 블록(공동주택 12개, 연립주택 3개) 가운데 푸르지오 아파트를 포함한 5개 블록(공동주택 4개, 연립주택 1개)을 직접 시행했다.

2018년 12월 분양 당시 푸르지오 아파트에서는 계약 취소분 등 잔여 가구 142가구가 발생했는데 이듬해 2월 무순위 청약을 통해 97가구가 계약됐고 남은 45가구 중 화천대유가 시행사 몫으로 24가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 딸은 지난 6월 초기 분양가인 7억 원∼8억 원대에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현재 호가는 15억 원 이상이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천대유 보유분이 현재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화천대유가 나머지 보유분을 언제, 누구에게 처분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보유분을 분양받은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박 전 특검 딸 때와 같은 특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아 특혜 논란이 제기된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32) 씨는 이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천대유 측은 "회사가 보유했던 미분양분 아파트 1채를 직원(박 전 특검 딸)에게 분양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보유분과 보유분 중 분양한 게 몇 채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미분양 아파트 모두 처분한 듯…23채 행방 묘연

화천대유가 시행한 나머지 아파트 2개 단지 990가구의 등기부등본에도 화천대유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천대유는 연립주택 1곳도 시행했지만, 이곳의 경우 최근 청약 당첨자가 발표된 뒤 이날부터 당첨자 계약이 시작돼 아직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행사가 미등기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을 보존하기 위해 행하는 보존등기를 하지 않았을 경우 등기부등본에서 화천대유의 이름을 찾을 수 없지만, 이는 등기법 위반에 해당해 화천대유가 보유분을 모두 처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조주현 교수는 "등기법을 위반할 경우 세율 5배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해 통상적으로 등기를 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고 법인 보유 물건을 법인 구성원이나 다른 개인 명의로 돌려놓으면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등기부등본에 법인의 이름이 없다는 것은 해당 법인이 소유한 물건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강원대 부동산학과 정준호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법은 명의와 이전 과정의 투명화를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며 "등기부등본상에서 법인 명의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고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닌 이상 처분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천대유의 사무실 등기부등본에는 전세권자로 '주식회사화천대유자산관리'가 표기돼 있다.

한편 검찰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이날 분당 화천대유 사무실과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자 자택 등에 대해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박 전 특검 딸의 특혜 분양 여부와 나머지 보유분의 행방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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