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 김포시의 CJ대한통운 대리점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주축이 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택배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청인 CJ대한통운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CJ대한통운 대리점주연합회는 “고인의 유서는 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원청을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27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포 장기 대리점장이 사망한 이후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을병 갈등’만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갑’인 CJ대한통운은 빠지고 ‘을’인 하청대리점과 ‘병’인 택배기사만 싸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해당 대리점장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노조의 괴롭힘이 있었다면서도 CJ대한통운의 압박도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대리점장에게 CJ대한통운이 대리점을 포기하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대리점주 연합회 측은 “고인은 유서에서 노조원 12명의 폭언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경제적 어려움이나 원청의 압박 때문이라는 말은 한 글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의 언사는 고인을 모욕하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책위는 택배노조와 대리점주 연합회의 공동행동도 제안했다.

반면 대리점주 연합회는 노조와 공동 대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현재 원청인 CJ대한통운과 합의하는 방안이 최선이며, 이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최예린/장강호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