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명 늘어 130명 선발
부동산 호황·코로나 불황 맞물려
소유권 등기·파산신청 일감 급증

법조계 밥그릇 싸움 일촉즉발
변호사 "우린 합격자 줄일 판…"
"유사 직역 통·폐합" 목소리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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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선발 인원이 17년 만에 늘어난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코로나19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와 관련한 법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업계가 법무사 증원에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법조계의 밥그릇 싸움이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발 인원 이례적 증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원행정처는 법무사를 130명 선발할 예정이다. 2004년부터 매년 120명씩 뽑아오던 법무사 수를 17년 만에 늘리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선발 증가 폭은 10명에 불과하지만 선발 인원을 늘리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데다 올해를 시작으로 증원 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12일에는 올해 법무사를 선발하는 2차 시험이 치러졌다. 최종 합격자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가 올해 법무사 선발 인원을 늘린 것은 법무사를 찾는 수요는 많아졌는데 현재 7000명가량인 법무사가 이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부동산 관련 등기 업무가 늘어난 것이 법무사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건수도 덩달아 많아졌다.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은 법무사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127만9305건)은 전년(80만5272건) 대비 58.9% 늘었다. 주택 거래량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발(發) 경기 불황도 법무사들의 일감을 늘리고 있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개인 파산 신청을 위해 법무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개인 파산을 신청한 사례는 올 상반기에만 2만5629건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현직 법무사는 “지난해부터 법무사도 개인 회생·파산 사건 신청을 대리할 수 있게 됐다”며 “변호사보다 상대적으로 수임료가 낮은 법무사를 통해 파산 신청을 하려는 의뢰인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변호사 먹거리도 부족한데...”
법무사 응시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선발 인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사 시험 지원자는 2016년(3513명)부터 6년째 늘고 있다. 올해는 4910명이 지원해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해(4413명)와 비교해 11.3% 증가한 것이다. 대한법무사협회 관계자는 “‘평생직장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격증을 갖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의 법무사 도전이 많다”며 “금융권과 대기업 법무팀 근무 경력자들의 지원이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17년 만에 법무사 증원…변호사는 '부글부글'

변호사업계는 법무사 선발자 수를 늘리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변호사들의 먹거리도 부족한 마당에 법무사 수를 늘리면 안 된다”며 “신규 법무사에게는 법무사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협은 27일부터 변호사 합격자 수를 줄이기 위한 ‘변호사 수급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가동한다. 대한변협의 한 간부는 “법조 시장이 이미 포화인 상황에서 신규 변호사 배출 숫자를 줄이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며 “변호사와 법무사 등 법조계에서 업무가 겹치는 ‘유사 직역’ 간 통폐합에 대한 의견을 적극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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