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 주점에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한 주점에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석도 주말도 반납하고 어젯밤 9시 넘어서 퇴근했는데 각종 주점에 사람들이…"
강영석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강 국장은 25일 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어젯밤 각종 주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 상황과 무관하게 많은 분이 다양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며 "매우 안타깝다. 할 말이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나의 동료들은 추석 연휴도 반납했고 주말도 반납했다. 보건소 직원 수가 모자라 일반 행정 직원들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들 잘못도 있다. 위드(with) 코로나 전에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고 국민, 도민에게 전달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언제쯤 백신 접종이 완료될지, 언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지 등을 알리기 바빴다. 시기적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분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고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 국장은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는 있을 수 없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아직 위드 코로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오는 10월 말께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점진적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강 국장은 "신규 확진자 3273명 이후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국민, 도민이 함께해주지 않으면 K-방역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방역 시스템이 좋아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좋아서 확진자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인내, 보건의료인의 노력, 자영업자의 땀과 눈물이 없었으면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가장 모범적인 대응은 새로운 이동과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 판단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