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주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주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한 가장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아내와 어린 두 아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숨진 남성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 A 씨는 "저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2주 만에 사망한 고 모 씨의 아내"라며 "제 남편은 만 35세이며, 제 나이는 만 31세다. 첫 아이는 8살이고, 둘째는 이제 겨우 세 돌이 지났다"고 운을 뗐다.

A 씨가 설명한 정황에 따르면 숨진 남성 고 씨는 지난 8월 30일 오전 9시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 다음 날부터 갑작스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증세를 호소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원인불명의 폐렴 및 폐부종 소견을 받았다. 이후 접종 8일 만에 심정지 상태에 접어들었고, 결국 지난 12일 세상을 떠났다. 사망원인은 '심인성 쇼크사'다.

A 씨는 "저희 네 식구는 여느 가족과 같이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내던 중 하루아침에 저는 남편을, 아이들은 아빠를 잃었다"며 "저희 남편은 평상시 기저질환도 없었고, 비흡연자이며 지극히 건강했다"고 했다.

이어 "남편의 죽음으로 양쪽 가족들과 저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비로소 알게 됐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아이들은 '아빠가 왜 이렇게 차갑냐', '아빠는 언제 나아서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며 "그 당시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빠의 퉁퉁 부은 모습이나마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차갑게 식어버린 손이라도 한 번 더 잡게 해주는 것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당장 슬퍼할 겨를도 없다. 저희 가족은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었고, 전업주부인 저는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야 할지가 가장 걱정"이라며 "뉴스에서만 보던 참담한 일들이 저와 제 아이들에게 벌어지리라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이 겪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참담한 일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대책과 구체적인 매뉴얼을 구성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2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 678건, 중증 908건, 아나필락시스 854건 등 총 2440건을 심의했다. 이 가운데 사망 2건(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급성 심근염), 중증 5건, 아나필락시스 296건 등 총 303건에 대해서만 인과성을 인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