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화천대유서 자문변호사·고문 맡아…'무죄' 피고인은 1천억대 배당

화천대유 자문 변호사와 상임고문을 지낸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과 박영수 전 특검이 6년 전 '대장동 로비 사건' 수사 책임자와 변호인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의 피고인으로 나중에 화천대유 관계사 실소유주가 된 남모 변호사는 당시 검찰의 부실 수사 등을 이유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모종의 커넥션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수·강찬우, 6년전 대장동 로비사건 '칼·방패 '였다

연합뉴스가 23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강 전 지검장과 박 전 특검은 2015년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남 변호사 사건에서 '칼과 방패'로 부딪혔다.

남 변호사는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 씨로부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방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도의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꿔 달라는 청탁과 함께 8억3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이씨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점을 주된 무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를 남 변호사에게 소개했다는) A씨가 수사 단계에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실제로 두 사람이 만난 경위가 어떤지 등에 대한 A씨의 진술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남 변호사와 친분이 있는) 국회 보좌진을 통해 LH 공사의 임직원에게 청탁이 전달됐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건의 핵심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가 여러모로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 재판부와 같은 이유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남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2심 재판장은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이 같은 '구멍'을 지적받고도, 추가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연달아 무죄를 선고받았고, 끝내 상고를 포기했다.

남 변호사는 이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이사로, 8천700여만 원을 투자해 1천억 원이 넘는 배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사를 지휘했던 강 전 지검장은 지난해 말까지 화천대유 자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남 변호사를 변호했던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상임 고문을 지냈고,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조모 변호사는 최근 천화동인 6호 이사로 지목됐다.

결국, 남 변호사 본인을 비롯해 그가 무죄를 받는 과정에서 수사와 변호를 맡았던 당사자들이 몇 년이 흐른 후 모두 대장동 민간개발을 통한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공유한 셈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남 변호사와 조 변호사를 이번 국회 국정감사의 핵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6년 전 대장동 로비 사건 처리부터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반드시 국감에 출석시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남 변호사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어떤 분은 미국으로 이미 도피한 것 같다는 실명 제보를 받았다.

변호사 업계에 있는 분"이라며 "빨리 출국금지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영수·강찬우, 6년전 대장동 로비사건 '칼·방패 '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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