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분위기 안 나네…" 한산해진 추석 서울 도심

추석인 21일 한산해진 서울 도심 한옥마을이나 영화관 등에는 휴일을 보내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띄엄띄엄 이어졌으나 붐비는 곳은 별로 없었다.

오락가락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이날 정오께 중구 필동 남산골한옥마을에는 가족 단위로 산책을 하거나 음료를 마시며 휴식하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한옥마을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야외 행사를 하지 않아 명절 기간에는 소규모 체험 프로그램만 운영한다.

올해는 '전통 가옥 일대 포토존에서 사진 찍기'와 '혁필화로 부채에 이름 쓰기' 등을 기획했다.

이날 방문객은 지난해 추석에 비해서도 적다고 한옥마을 측은 설명했다.

한옥마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데다 날씨도 흐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연못가에 앉아 오리를 구경하던 김모(61)씨는 "차례를 크게 지내지도 못하니 식구끼리 얼른 마치고 바람을 쐬고 있다"며 "코로나는 얼른 물러가야겠지만 이런 조용한 연휴도 보낼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절 분위기 안 나네…" 한산해진 추석 서울 도심

비슷한 시각 종로구 운니동 운현궁에는 관람객이 10명도 되지 않았다.

전날부터 진행되고 있는 '운현궁 한가위 민속 한마당'에는 행운 부적 만들기, 덕담 캘리그라피와 제기차기, 활쏘기 등 민속놀이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나 경내는 한적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민숙(59)씨 등 세자매는 나란히 서서 모형 활로 과녁을 연신 겨누다가 "잘 안 맞는다"며 웃었다.

이씨는 "모처럼 휴일이라 자매가 모였다"며 "코로나 때문에 명절 분위기는 예전만큼 안 나지만 민속놀이를 하니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와 같은 건물에 있는 용산구의 한 영화관도 한적했다.

7살 자녀와 식사를 할 겸 영화를 보러 왔다는 김모(42)씨 부부는 "휴일이 길지만 어디 여행을 갈 상황도 아니어서 아이가 평소 보고 싶어하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러 나왔다"고 했다.

유동인구가 줄어 이날 서울 시내 도로는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일부 구간과 종로 등을 빼면 평소 주말보다 소통이 원활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끼리 '집콕'만 할 수 없다며 나들이를 가는 사람도 있었다.

금천구에 사는 안모(33)씨는 최근 유행이라는 '차박' 형식으로 저녁까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안씨는 "어려서부터 본 어르신들이 (고향) 동네에 많이 계셔서 명절에 인사를 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고향 동네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더라"며 "집에만 있기는 답답해 차 안에서라도 오랜만에 바닷가 구경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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