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숨진 자영업자들의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숨진 자영업자들의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남 무안에서 40대 남성이 실종 3개월 만에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영업자인 이 남성은 사업 실패 후 파산 신청을 하는 등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7분께 순천의 한 야산 중턱에서 김모씨(48)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부패가 꽤 진행된 상태였다. 산 아래쪽에서는 김씨의 차량과 신분증이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낮 12시26분께 순천시 해룡면 야산에 한 차량이 보름가량 주차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발견 당시 차량 문은 열려 있었고 열쇠도 꽂혀 있던 상태였다.

차량 조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승용차가 지난 6월17일 무안에서 가출 신고가 접수된 김씨의 차량임을 확인한 뒤 경찰과 의용소방대원 등 80여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수색 이틀째 사체를 발견했다.

김씨는 농자재 배달 사업을 하던 자영업자였다. 그러나 채무가 늘어 파산 신청을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지난 6월13일 가족에게 떠나고 싶다고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뒤 연락 두절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에서 20년 넘게 맥줏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가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3~16일까지 약 25명의 자영업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위는 "영업 제한 조치와 같은 방역지침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