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임금 나중에 줄테니 합의부터"…임금체불 '외상' 해결 늘었다
이번 정부 들어 임금체불을 저지른 사업주가 처별을 면하기 위해 근로자와 '외상 합의'부터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9일 김웅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임금체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금체불이 해결된 '청산액' 비중은 2017년 13.9%에서 지난해 11.4%까지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가 사업주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방식으로 해결된 체불임금 비중도 크게 크게 늘어났다.

임금체불은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종결되는 '반의사불벌죄'다. 고용부는 이런 방식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를 '행정종결'로 분류한다. 그런데 총 체불임금 중 행정종결의 비중은 2017년 32.3%에서 지난해 39.2%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체불임금의 40% 가량은 임금을 제대로 지급 받는 '청산'이 아니라 '고소 취하'로 마무리된 셈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사업주가 밀린 임금을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외상합의'를 하는 경우 피해 근로자가 마지못해 응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끝까지 체불을 청산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매년 체불 피해자 수가 약 30만~35만 명 사이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고 체불금액도 늘었지만, 고용부의 역할로 사건이 해결되는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체불금액은 지난해 기준 1조 5830억 원으로 2017년 1조 3810억 원에 비해 2019억 원 증가했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최근 5년간 임금체불로 인한 피해 노동자 숫자는 146만6631명이며, 체불금액도 약 7조1603억 원으로 나타났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