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프로그램의 한계 뛰어넘은 신선한 콩트…"무대 개그의 대안 보여줘"
[TV 위에 유튜브] '피식대학' 정통 코미디는 살아있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섬세함을 살린 패러디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정통 코미디는 살아있다'는 명제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섬세함을 살린 패러디로 인기를 끈 이 채널은 9월 셋째 주 기준 구독자 145만명을 넘어섰다.

원년 멤버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 외에도 김해준, 이은지, 이창호 등 '피식대학'의 스타들은 모두 '정통 코미디언'으로, 그간 공개 코미디 무대에서 펼치지 못한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선보이는 중이다.

'피식대학'은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을 제대로 살린 '05학번이즈백', 중년 아저씨들의 모습을 그린 '한사랑산악회', 헬스장에서 개인 PT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로니 앤 스티브', 소개팅에서 기피대상 1순위가 될만한 남성들을 패러디한 'B대면 데이트' 등 다양한 코너들을 선보이며 하나의 개그 프로그램처럼 기능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9일 "'피식대학' 이전에도 개그맨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성공한 경우는 있지만, 몰래카메라 컨셉 등이 주를 이뤘다.

'피식대학'은 말 그대로 콩트적 요소를 무대가 아닌 현실로 가져와 상황극으로 연결해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TV 위에 유튜브] '피식대학' 정통 코미디는 살아있다

기존 개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었던 콩트 형식을 무대라는 공간적 한계와 지상파 방송이 가진 수위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욱 신선하고 재기발랄하게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또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소위 '꼰대'·개저씨' 등으로 불리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중년 남성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등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은 채널이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외에도 다른 유튜브 채널과는 차별화되는 '피식대학'만의 재미로는 한 사람이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가진 여러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 다양한 코너들이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원년 멤버인 김민수는 '열정'을 외치는 한사랑산악회 회장 김영남,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준 래퍼 임플란티드 키드, '05학번이즈백'의 PD 김민수, 새터민 리민철, 헬스트레이너 로니, '야인시대 외전'의 주인공 김두옥 등을 맡고 있으며 이는 다른 출연자들도 마찬가지다.

[TV 위에 유튜브] '피식대학' 정통 코미디는 살아있다

이들은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 다운 뛰어난 연기력으로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각 캐릭터에 색다른 매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2G' 폴더폰을 사용하며 '놀토'를 외치는 '05학번이즈백'의 인물들과 현재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한사랑산악회', 헬스 초보가 '자칭' 외국계 헬스 트레이너들에게 개인 PT를 받으며 벌어지는 상황을 담는 '로니 앤 스티브' 등의 코너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해 재미를 더한다.

미국 교포 출신이자 LP바 '엘비스프레슬리'를 운영하는 배용길(이용주 분)의 두 아들이 '05학번이즈백'의 배용남, '로니 앤 스티브'의 스티브리이며, '풍계리민철TV'의 리민철이 LP바 알바생으로 등장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B대면데이트'에서 부와 능력을 겸비해 인기를 얻었던 이호창을 연기한 개그맨 이창호는 동료 개그맨 곽범과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 '빵송국'을 통해 이 세계관을 일정 부분 이어나가고 있다.

정덕현 평론가는 "완성도가 높은 코너들과 캐릭터들이 웃음에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유니버스로 확장되고 있다"며 "'피식대학'은 무대를 중심으로 한 기존 개그의 대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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