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7명 상대로 노예계약·폭행 일삼아…"도망가면 가족 해치겠다" 협박
경찰, '노예 PC방' 업주 구속영장 3번째 신청
경찰이 불공정 계약을 족쇄 삼아 20대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학대한 PC방 업주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전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수상해, 특수폭행, 협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3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PC방 동업자 관계인 B씨 등 20대 7명을 수시로 폭행하거나 성적인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시방을 최대 12곳 운영하며 공동투자 계약을 맺은 B씨 등에게 수익금이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직원처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A씨가 합숙 생활을 강요하며 '무단결근 시 하루 2천만원씩 배상' 등 불리한 계약 조건을 빌미로 압박했고 매출 하락, 지각 등을 이유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엉덩이가 찢어질 정도로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거나 도망가면 가족을 청부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장기간 통제와 억압을 당해 도망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초로 사건을 담당했던 화순경찰서는 지난 5월 11일 A씨를 긴급체포한 뒤 5월과 6월 두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고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피해자들과 지역 시민단체는 수사를 규탄하고 나섰고 전남경찰청은 지난 7월 초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직접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A씨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혐의 보강을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추가 피해자 조사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의 세 번째 신청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