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원자로 제작 기술·핵연료 확보 위해 미국 도움 필요
미, '핵확산' 부담에 "예외조치" 선 그어…中·北 견제위해 판단 달라질 수도
당장은 아니라지만…미, 호주처럼 한국 '핵잠수함 도입'도 돕나

미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은 영국, 호주와 15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 3자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영국과 함께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핵잠수함 도입을 지원하는 것은 1958년 영국에 잠수함용 원자로를 제공한 이후 처음이다.

자연스레 미국이 또 다른 동맹으로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국도 돕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핵잠수함 도입을 공식 천명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해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도입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북한이 진수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3천200t급)을 막으려면 핵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해 운용하려면 미국의 도움이 필수다.

우선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를 방사선 피폭 우려 없이 제작하기 위해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이 관련 기술을 제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 기술력이 상당해 시간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군 출신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스마트 원자로 개발과 3천t급 잠수함 건조 경험을 고려할 때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기술은 이미 충분히 갖췄다고 봐야 한다"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건조 비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다.

한미 원자력협정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규정상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사용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핵추진 잠수함 운용을 위해서는 20% 고농축우라늄이 필요한데, 이는 군사적 목적의 사용이라는 게 미국 정부나 IAEA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거나 최소한 미국 정부의 양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로선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을 도울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지원에 대해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며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의 핵잠수함 개발을 지원할 의향이 없다는 뜻으로,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지원도 '핵 확산'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예외적 조치'라는 미 당국의 방침을 소개하면서, 주요 동맹에는 같은 조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한국을 거론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도 "우리가 호주와 같이 미국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북한 핵 위협도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에 대응하려면 한국도 핵잠수함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한국의 핵잠수함 운용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며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하지 않고서도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핵연료 확보를 암묵적으로 양해하거나 묵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