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영장 재청구…상해치사 적용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3일 30대 초반의 남성 A씨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영장을 법원에 즉시 청구했다.

가해자 A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피해자인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머리 등 신체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 후 의식을 잃은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달 17일 사망했다.

피해자 측은 A씨가 '왜 연인관계라는 것을 주변에 알렸나'라며 화를 내면서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상해 혐의로 지난 7월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 이유로 기각했다.

유족들은 그간 A씨에게 살인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의 자문을 구하고 법리를 검토해 상해치사로 죄명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살인과 상해치사를 나누는 기준은 '살인하려는 고의'다.

사람을 죽이겠다는 의지 또는 피의자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점을 인식했는지 등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경우 살인죄가 적용된다.

피해자의 모친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했다.

청원문은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41만4천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