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존폐, 공론화 나서는 울산
울산시가 1970년 문을 연 도심 울산공항 존폐 여부를 놓고 공론화에 나섰다. 송철호 울산시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통합신공항(2028년)과 부산 가덕도신공항(2029년)이 현재 목표대로 개항하면 울산은 30분~1시간 거리에 두 개 국제공항을 두게 된다”며 “울산공항의 존폐 여부를 놓고 공개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지난 9일 울산미래 교통망 확충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공항 폐쇄에 대한 행정적 차원의 검토 착수를 공식화했다. 송 시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공항 존폐, 공론화 나서는 울산
1970년 문을 연 울산공항은 울산 북구 도심 한가운데 있다. KTX 울산역이 설치되면서 울산공항 이용객은 2018년 81만 명에서 2020년 6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공항 적자 규모도 2017년 116억원에서 2019년 124억5400만원으로 늘었다.

울산공항이 있는 북구와 중구는 “지난 50년간 울산공항 운영으로 인한 고도제한 규제로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매우 심각했다”며 공항 폐쇄 공론화를 크게 반겼다. 북구 관계자는 “울산공항이 지니는 상징성과 광역교통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있지만 도시 성장 및 확장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라며 “북구의 미래 비전 구상에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울산 산업계에서는 “산업수도 울산의 여건상 항공편은 비즈니스를 고려할 때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 시장은 “울산공항을 폐쇄하더라도 미래 광역교통망 구축으로 시민 편리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X 울산역에서 김해 진영을 잇는 동남권순환 광역철도를 이용하면 울산에서 가덕도 신공항까지 1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시장은 “대심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위그선(수면 비행선박) 등 광역 교통망을 추가로 구축하면 이동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신공항 역시 태화강역에서 복선전철을 이용하면 접근이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에서 경북 안동까지 이어지는 고속열차 KTX-이음을 울산까지 연장할 경우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해진다.

울산시는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의 핵심사업으로 1시간대 생활권 형성을 위한 ‘동남권 대순환철도’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산(노포)~양산(웅상)~울산을 연결하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울산~양산(북정)~진영을 잇는 ‘동남권순환 광역철도’, 부산~창원~마산을 연결하는 ‘부전~마산 전동열차’, 부산~일광~울산을 잇는 ‘동해남부선 광역철도’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4개 광역철도가 모두 연결되면 동남권 대순환철도가 완성된다.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돼 올해 말 동해남부선 광역철도 개통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단계별로 개통될 전망이다. 송 시장은 “울산은 두 곳의 국제공항을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영남권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