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탄광촌 소년의 감동 몸짓…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발레를 통해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 엘리어트의 여정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빌리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힘을 보태는 탄광촌 사람들의 모습에선 따스함이 느껴졌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4년 만에 돌아왔다.

작품은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984∼1985년 광부 대파업 시기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발레를 통해 꿈을 키워가는 소년 빌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은 개막 전부터 빌리 역을 맡은 전강혁(13), 김시훈(12), 이우진(13), 주현준(12)에게 관심이 쏠렸다.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약 18개월간 필라테스, 발레, 탭 댄스,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현대무용을 익히고 80쪽이 넘는 대본과 가사를 외우며 작품을 준비했다.

지난 8일 공연에서 전강혁은 그간 준비한 것들을 거침없이 무대에 쏟아냈다.

우아한 발레와 흥겨운 탭 댄스는 눈부셨고, 그가 연기한 가난한 탄광촌 소년의 성장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특히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소년 빌리가 성인 빌리와 함께 추는 아름다운 2인무는 눈길을 뗄 수 없게 했고, 한순간 좌절한 빌리가 보여주는 격정적인 몸짓은 숨을 멎게 했다.

꿈을 향한 탄광촌 소년의 감동 몸짓…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이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연대의 힘이다.

빌리의 아버지는 아들의 오디션 참가에 필요한 여비 때문에 파업을 접으려 하지만 탄광촌 사람들은 주머니를 탈탈 털어가며 마음을 전한다.

무대에서는 광부와 경찰이 대치한 시위 현장과 빌리의 발레 연습 장면이 겹쳐진다.

어떤 시련도 소년의 꿈을 향한 여정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빌리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주는 무용 교사 미세스 윌킨슨 역은 최정원·김영주, 아빠 역은 조정근·최명경, 할머니 역은 박정자·홍윤희가 맡는다.

이날 김영주는 겉으론 차갑게 대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따스하게 빌리를 품어주며 관객의 마음을 적셨고, 원로배우 박정자는 경쾌한 춤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빌리의 절친인 마이클 역의 성주환, 미세스 윌킨슨의 딸 데비 역의 성아인을 비롯한 어린이 배우들의 깜찍한 연기도 눈길을 끈다.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꿈을 향한 탄광촌 소년의 감동 몸짓…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