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승 변호사. / 사진=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정철승 변호사. / 사진=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정철승 변호사가 '100세 철학자'로 알려진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를 향해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은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명예교수가 일본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변호사는 1일 페이스북에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는 100세가 넘어서도 건강하다는 사실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모양"이라며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고 '예수'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는데, 예수의 삶을 존경하는 나는 그 책을 사서 읽었다가 별 내용이 없어서 실망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을 위해 기득권 계급을 비판하며 평등과 박애를 외치다가 34세에 십자가형이라는 악형을 당해 생을 마친 청년 예수의 삶을 존경한다는 이가 어떻게 100세 장수를, 그것도 평생 안심입명만을 좇은 안온한 삶을 자랑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명예교수는 이승만 정권 때부터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60여 년 동안 정권의 반민주, 반인권을 비판한 적이 없었는데 100세를 넘긴 근래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들을 작심하고 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 무슨 1945년 8월 16일부터 독립운동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일 게다"라고 저격했다.

또 "어째서 지난 100년 동안 멀쩡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탁해진 후에 시작하는 것인지 노화 현상이라면 딱한 일"이라며 "최근에는 하다 하다 일본 우익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 비판이 아닌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제는 저 어르신 좀 누가 말려야 하지 않을까. 자녀들이나 손자들 신경 좀 쓰시길"이라고 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이 한국에서 존경받는 '101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8월 자사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며 30일 웹사이트와 31일 자 지면을 통해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 사진=산케이 웹사이트
일본 산케이 신문이 한국에서 존경받는 '101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8월 자사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며 30일 웹사이트와 31일 자 지면을 통해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 사진=산케이 웹사이트
앞서 산케이 신문이 지난 8월 30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김 명예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항일 운동 하는 애국자처럼 존경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했다. 또 "가족들 사이에서도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된다"며 언론 압박도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는 1920년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났다. 일본 상지(上智)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1954년부터 1985년까지 연세대 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16년 '백년을 살아보니'와 지난해 4월 '백세일기'라는 책을 집필했다.

한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유족을 대리하는 정 변호사는 최근 피해자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성희롱 피해자 측으로부터 고소당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