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2일 총파업 예고…참가인원 대부분 현장 인력
코로나 환자는 물론 일반 입원·외래 환자 진료 차질 우려
지자체 보건당국 공백 최소화 고민…장기화땐 혼란 불가피
"겨우겨우 1년 반을 버텼다"…전국 의료 최일선 총파업 초읽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1일 오후 정부와 마지막 협상을 벌일 예정이어서 극적으로 타결될 개연성도 있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

1일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2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부산에서는 병원 11곳에서 파업에 참여한다.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부산의료원, 대남병원, 부산성모병원, 일신기독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보훈병원, 적십자사 부산기관, 남부혈액검사센터, 부산대 치과병원이다.

총조합원 수는 1만여 명이다.

90% 정도가 의료현장 인력이며 이들 중 65% 정도가 간호사인 것으로 노조 측은 파악됐다.

노조 측이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필수인력이 근무하는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은 정상 가동되지만, 코로나19 치료 일반병상과 외래 진료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달 31일 오후 기준 부산 코로나19 환자 932명 중 부산지역 의료기관에 입원해 있는 사람은 325명이다.

부산의료원 174명, 부산대병원 71명, 동남권 원자력병원 22명, 부산보훈병원 39명, 부산백병원 6명, 해운대백병원 5명, 동아대 병원 6명, 고산대병원 2명이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8곳 중 5곳이 파업에 동참하는 셈이다.
"겨우겨우 1년 반을 버텼다"…전국 의료 최일선 총파업 초읽기
특히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인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진료와 선별진료소 운영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반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온 부산의료원 조합원들은 피로도가 매우 높고 제때 인력 충원이 안 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다"며 "사실상 노조원 전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료원 관계자는 "파업이 진행될 경우 코로나19 음압 병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인력 중 90%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는데 대체 인력이 없어 큰 문제"라면서 "병원에서 자체 운영하는 선별진료소도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증·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부산대병원은 당장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운영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신규 코로나 환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에 우선 배치하고 인력 재배치나 대체 인력 투입 등으로 진료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큰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에서는 마산의료원과 경상국립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통영거창적십자병원, 경남혈액원 등 9개 의료기관이 파업에 참여한다.

파업 기간 중환자실, 응급실, 신생아실, 분만실 등지는 정상 운영되고, 이들 시설 내 선별진료소도 정상 운영하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에서는 전남대·조선대학교병원 등 11개 의료기관 노조원 중 필수인력을 제외한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노조원들은 총 5천여 명인데 구체적인 파업 참여 규모 인원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강원도에서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의료원을 중심으로 조합원 5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원도는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이 200명 정도 될 것으로 파악했다.

외래 진료에는 일부 차질이 있겠지만, 선별진료소나 코로나19 입원환자 병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우겨우 1년 반을 버텼다"…전국 의료 최일선 총파업 초읽기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현장에서 인력 부족 상황이 심각해 공공의료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파업을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상시국인 점을 고려해 구명 난 인력 부족 상황에서 겨우겨우 1년 반을 버틴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연말이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무너질 거라면 파업이라도 해서 바로잡아보자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 관계자는 "정부와 마지막 협상이 남았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파업을 단행하기 전에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지은 박영서 장아름 오수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