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 콜롬비아에 '플로팅 독' 기술 전수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장 회장은 부산의 중견 조선소 대선조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선조선은 지난 6월 열린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콜롬비아 조선소 코텍마레에 선박건조 시설(플로팅 독) 엔지니어링(설계) 기술을 전수하기로 합의했다. 콜롬비아 군당국의 승인이 나는 9월 초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0월 계약을 끝낼 예정이다. 장 회장은 두케 대통령에게 콜롬비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철강과 화인베스틸을 운영하고 있는 장 회장은 5월 대선조선을 인수했다. 대선조선은 1945년 영도에서 조선소 사업을 시작, 중소 조선소의 명맥을 이어오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주 계약이 대거 취소돼 맞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해 2010년 채권단 관리를 받았다.

대선조선은 지난해부터 코텍마레에 플로팅 독 설계기술 전수를 추진해왔다. 애초 직접 현지에서 플로팅 독을 제작해주길 원했던 코텍마레는 해상 운임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운송 부담이 늘자 직접 플로팅 독을 짓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대선조선에 설계기술 이전을 요청했다.

대선조선은 코텍마레에 1만3500t급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플로팅 독(길이 180m, 폭 38m) 설계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50t 미만 군인 수송용 선박 건조와 수리도 지원한다. 여기에 필요한 기자재와 퇴직한 50~60명의 숙련 전문인력도 파견할 방침이다. 대선조선이 얻는 수익은 2500만달러(약 300억원)로 예상된다. 대선조선은 2010년 인도네시아, 2014년과 2017년에는 페루에도 설계기술을 전수했다. 장 회장은 “해외 조선소 설계기술 지원을 넘어 선박 건조, 생산 협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부산의 다른 기업과도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