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온라인 병상인터뷰'
"옥시싹싹 쓰고 폐이식수술 2번…배상·보상 못받아"
"현재 욕창과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배상·보상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은주(53) 씨는 25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병상 인터뷰에서 언니 희주 씨의 도움을 받아 공책에 천천히 펜으로 글씨를 써 내려갔다.

이날 인터뷰는 온라인 화상회의프로그램 줌을 이용해 은주 씨가 글씨를 쓰면 희주 씨가 소리 내 읽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은주 씨는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해 목 절개 산소발생기를 착용해 목소리를 낼 수 없어 손글씨로 필담을 해야 한다.

은주 씨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을 사용하다 2011년 쓰러져 병원에서 원인 미상 폐질환 판정을 받았다.

이후 긴급지원대상으로 선정돼 피해구제를 인정받았으나, 옥시 측으로부터 배상이나 보상은 받지 못했다.

그는 2015년 10월 1차 폐이식 수술을 받았고, 합병증으로 인해 입·퇴원을 반복하며 병원 치료를 받던 중 2019년 11월 2차로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배구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건강했던 은주 씨는 폐이식 수술을 두 차례나 거치고 장기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예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병원비로 수억원의 빚을 졌고 가족관계도 파탄 상태다.

은주 씨는 옥시 측에 하고 싶은 말이라며 "정부가 피해구제법에 의해 인정한 피해자들에 대해서 왜 옥시는 배상·보상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번 도쿄올림픽 배구 경기를 본 소감에 대해선 "나도 뛰고 싶었다"고 했다.

언니 희주 씨는 가족의 현 상황에 대한 질문에 "힘들게 지내고 있다"며 "그 부분은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인터뷰에는 다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도 참석해 은주 씨의 쾌유를 빌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단체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공론화 10년을 맞이해 이달 31일까지 가해 기업 앞 기자회견·1인시위 등 집중 행동을 진행한다.

"옥시싹싹 쓰고 폐이식수술 2번…배상·보상 못받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