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이성훈 등 스타 변호사 앞세워…KL파트너스, M&A·국제중재 '두각'
최근 변호사업계의 커다란 화두 중 하나는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 영입 경쟁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주춤했던 M&A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들은 저마다 고연봉을 내세우며 전문 변호사 채용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외 기업 간 협상이 오가는 과정에서 국제 분쟁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찍이 M&A와 국제중재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로펌이 있다. 2015년 11월 김범수, 이성훈, 이은녕 변호사 등 법무법인 세종 출신 변호사가 주축이 돼 설립한 KL파트너스다. M&A와 국제거래 업무에 집중해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2019년 ‘부티크 로펌’ 최초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법조계에서는 KL파트너스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으로 변호사들의 영역별 전문성을 꼽는다. 이른바 ‘스타 변호사’가 수두룩하다는 평가다. 김범수 대표변호사(사진)는 론스타와 한국 정부 사이의 소송(ISD)에서 론스타 측을 대리하면서 ‘론스타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성훈 파트너변호사도 유니온의 쌍용머티리얼 인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업무, 금호그룹의 주요 M&A 업무 등을 도맡으며 법조계에서 주목받았다.

이성훈 변호사가 이끄는 KL파트너스 기업자문팀은 대규모 기업집단, 사모펀드(PEF), 중소·중견기업 M&A, 벤처캐피털(VC) 등 다양한 고객군의 업무를 맡고 있다.

KL파트너스는 지난해 SK텔레콤과 우버가 합작법인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 같은 해 한국콜마그룹이 제약사업부문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양도하는 거래를 자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투자가 급증하며 VC 관련 업무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중재 영역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한 론스타의 소송을 계속해서 대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메이슨캐피털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에서 자문을 맡기도 했다. KL파트너스는 최근 임혜진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영입하는 등 국내송무 분야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M&A와 국제분쟁이 국내 송무로 연결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도 KL파트너스 측이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부분이다. KL파트너스에선 경력 있는 변호사가 보고서 작성은 물론 업무 전반에 깊이 관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성훈 변호사는 “대형 법무법인에서는 한 사건에 초임 변호사를 포함해 수십 명의 변호사가 붙는 것이 보통”이라며 “그러나 핵심 업무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변호사는 3~4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수의 역량 있는 변호사가 업무 전반에 관여하도록 하면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L파트너스에는 현재 26명의 변호사가 소속돼 있다. 대형 로펌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변호사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 없다는 게 김 대표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 기업들은 법무법인 규모가 아니라 소속 변호사의 전문성을 토대로 선택한다”며 “잘하고 있는 분야에 계속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