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난·분실 가능성 커…경매업체 인도 의무있어"
서울대, 조선시대 법전 '대전회통' 반환訴 2심도 승소

서울대가 인터넷 예술품 경매업체를 상대로 1970년대 분실된 조선시대 법전 '대전회통(大典會通)'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1부(윤웅기 신재환 김정민 부장판사)는 서울대가 경매업체 K사를 상대로 제기한 대전회통 인도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대 측은 2016년 10월 한 졸업생의 제보로 서울대 법학도서관이 소장하던 대전회통 6권 5책이 K사 홈페이지에 매물로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회통은 고종 2년(1865년)에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통일법전으로 서울대 법과대학의 전신인 '법관양성소'에서 교재로 사용됐다.

매물로 나온 책에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도서관' 직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서울대는 K사에 경매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K사는 대전회통을 경매 의뢰인과 상의해 직접 반환하도록 하거나, 직접 구매해 서울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같은 취지의 반환약정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K사는 이후 "도난신고를 받은 관할 경찰서의 협박을 견디지 못해 약정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약정이 무효라고 입장을 뒤바꿨다.

경매 의뢰인 이모씨 또한 서울대가 버린 물품을 정당하게 수집한 것이라며 기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대전회통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분실된 것"이라며 2017년 1월 K사를 상대로 대전회통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서울대의 손을 들어줬다.

반환약정의 내용이 사회상규에 반하거나 협박에 해당하지 않아 무효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다만 서울대가 1975년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소장하던 자료를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전회통에 대한 서울대의 소유권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대전회통에 대한 서울대의 소유권도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외부인이 서울대 도서관의 도서를 무단 반출하거나 대출한 도서를 반납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다"며 "폐기 기록이 없는데 서가에 존재하지 않는 도서는 도난 또는 분실된 도서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씨가 적법하게 취득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서울대가 버리고 간 물건을 리어카 끄는 사람에게서 샀다'는 고서점 사장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서울대에 자료 폐기에 대한 기록도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울대는 국가로부터 대전회통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았고 K사는 정당한 근거 없이 장서를 점유한 경매 의뢰인으로부터 이를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며 "서울대에 장서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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