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청주의 한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화이자 백신 과다 투여 사고는 신입 간호조무사의 실수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식염수를 희석해 사용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을 원액 그대로 주입하는 모더나 백신으로 착각한 결과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 내덕동 소재 민간위탁의료기관인 A 의원은 지난 12∼13일 이틀에 걸쳐 접종자 10명에게 화이자 백신 원액을 0.3㏄씩 접종했다.

화이자 백신은 1바이알(병)에 들어 있는 원액 0.45㏄에 식염수 1.8㏄를 섞은 뒤 1명당 0.3㏄씩 접종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의원 간호조무사 B씨는 화이자 백신을 모더나 백신으로 착각, 식염수로 희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백신 원액을 0.3㏄씩 투여했다. 희석을 했다면 5∼6명이 맞을 분량이다. 1명에게 정상량의 5~6배를 주입한 셈이다. 모더나 백신은 원액 그대로 주입하기에 식염수를 희석할 필요가 없다.

10명의 과다 접종자 가운데 7명은 12일, 3명은 13일에 접종했다. 연령별로는 20대 2명, 30대 3명, 40대 5명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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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의원 측은 전날 오후 3시 20분께 잔여 백신 등록 과정에서 과다 투약 사실을 알아차리고 청원구보건소 측에 알렸다. B씨는 지난달 31일 입사한 뒤 이달 2일 백신 교육을 수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에서는 의사 1명과 간호조무사 3명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접종자 10명의 이상 반응을 살핀 뒤 이중 6명을 충북대병원에 입원 조치했다. 나머지 4명은 본인 요청에 다라 자가 모니터링하게 했다. 이들은 현재 두통과 발열 등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현재 A 의원이 보유한 백신을 전량 회수한 상태다. 또 해당 의원이 접종 업무를 지속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백신 접종 위탁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의원에서 백신을 맞기로 한 예약자 2254명에 대해서는 예약변경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A 의원에서는 같은 기간 주민 14명이 더 접종했다. 이들에게는 정상량이 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