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흡연·쓰레기 배출 등 이유 제각각…전국서 3천459명 적발
고발돼 전과자 신세 전락도…"나와 내 가족 위해" 적극 협조 당부
"드라이브하러" "와플 사러" 잇단 자가격리 이탈, 방역 물거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하는 가운데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고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라 방역당국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6일 강원 동해시에 따르면 외국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던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자녀와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격리 장소를 이탈했다.

시는 자가격리자 관리 앱을 통해 휴대전화 동작이 감지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격리 장소를 방문해 이탈 사실을 확인했다.

시는 A씨가 격리 장소 이탈 시 동승한 가족 외에는 접촉자가 없다고 진술했으나 휴대 전화를 집에 두고 이동하는 등 자가격리 관리체계를 무력화시켰다고 판단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자가격리 중이던 영도구 10대 남성이 이달 3일 와플을 사러 무단 외출했다가 접촉 사고를 내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가격리 이탈 사실이 드러났다.

충남 아산에서는 지난달 20일 20대 우즈베키스탄 확진자 A씨가 무단이탈했다가 붙잡혔다.

취업비자로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센터에 격리된 A씨는 입소 이틀 만에 시설을 몰래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동료가 있는 천안으로 갔다가 주변인 신고로 3시간여 만에 다시 센터로 돌아왔다.

광주에서도 20대 확진자가 집 앞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방역 요원들의 불시점검에 무단이탈 사실이 탄로 나기도 했다.
"드라이브하러" "와플 사러" 잇단 자가격리 이탈, 방역 물거품
이처럼 개인 용무부터 친구 집 방문, 텃밭 방문, 흡연, 음식물쓰레기 배출 등 갖가지 이유로 무단이탈했다가 적발되고, 고발에까지 이르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자가격리자 관리전담반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자가격리 중 무단이탈 사례는 3천387건에 3천459명으로 파악됐다.

무단이탈로 고발되면 자가격리 조치 시 제공되는 유급 휴가비, 생활지원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키면 구상권도 청구돼 순간의 실수로 '전과자' 신세로까지 전락할 수 있다.

창원지법은 지난 6월 자가격리 중 드라이브를 즐긴 40·50대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고, 제주지법도 주거지를 이탈해 식당 등을 방문한 60대에게 2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무단으로 이탈한 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자가격리자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 대부분이 지금까지 자가격리 조치에 대체로 잘 협조해주셨듯이 앞으로도 나와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격리 의무 이행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선호 김준호 장아름 박영서 기자)
"드라이브하러" "와플 사러" 잇단 자가격리 이탈, 방역 물거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