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 244명당 여성임원 1명…남자는 39명당 1명으로 6.3배
자산 2조 이상 상장사 55.9% 여성임원 1명 이상…작년보다 25%P↑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법인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의 유예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국내 대상 기업 10곳 중 6곳은 여성 등기 임원을 1명 이상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5일 이런 내용의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자산 2조 이상 상장사 55.9% 여성임원 1명 이상…작년보다 25%P↑
◇ 여성 임원 1명 이상 기업 늘어…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5.2% 그쳐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152개 중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55.9%(85개)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난해(30.6%)보다 25.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이 독차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이사는 의결권이 있는 등기임원을 의미한다.

특정 성이라고 규정은 했지만 이사회 구성이 남성에 치우친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개정법에는 여성 등기임원 고용을 장려하는 취지도 담겨 있다.

개정법 적용 대상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고용한 기업 비율은 2019년 19.0%에 그쳤으나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중 등기와 미등기를 포함해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고용한 기업은 77.6%(118개)로 지난해보다 10.9%포인트 상승했다.

자산 2조 이상 상장사 55.9% 여성임원 1명 이상…작년보다 25%P↑
올해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천246개의 전체 임원 3만2천5명 중 여성은 1천668명으로 전체의 5.2%로 나타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기업들의 이사회 내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인 25.6%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기업들의 여성 차별 정도를 지표로 만든 '유리천장지수'를 인용해 OECD 회원국 기업의 평균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이 25.6%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상장법인 2천246개 중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815개(36.3%)로 집계됐다.

임원 형태별로 전체 등기임원 1만3천368명 중 여성은 4.8%(648명), 미등기임원 1만8천637명 중 여성은 5.5%(1천20명)로 조사됐다.

자산 2조 이상 상장사 55.9% 여성임원 1명 이상…작년보다 25%P↑
◇ 여성 근로자 244명당 여성 임원 1명…남자는 39명당 1명으로 6.3배
전체 상장법인에 소속된 여성 근로자는 40만6천631명, 여성 임원은 1천668명으로 여성 근로자 244명당 여성 임원 1명이 있는 셈이다.

상장법인 전체 남성 근로자는 118만1천47명, 남성 임원은 3만337명으로 남성 근로자 39명당 남성 임원 1명이 고용돼 있다.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로 비교하면 남성 임원은 2.57%, 여성 임원은 0.41%로 남성이 여성의 6.3배에 이르렀다.

여성 근로자 비중은 교육 서비스업(64.4%)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도·소매업(52.5%), 사업시설 관리나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5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비율은 교육서비스업이 15.3%로 가장 높았고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8.5%), 정보통신업(7.5%), 도·소매업(7.0%)이 뒤를 이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점진적으로나마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이 증가하는 점은 의미 있으나 민간부문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직위로의 진출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으로 적극적인 개선과 다양한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이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균형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기업의 변화 수준을 분석·발표하는 등 기업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