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옛 한진CY 부지(사진)에 부산 최대 창업센터를 짓기로 하는 등 장기 표류 사업 해결에 나섰다. 부산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지·산·학(지방자치단체·기업·대학)’의 중심지로 조성해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규모 창업시설 조성부산시는 장기 표류 사업 중 하나인 해운대구 옛 한진CY 부지를 대규모 창업시설로 조성하는 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다음주 협의에 들어가 연내 계획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부산시와 사업자인 삼미디앤씨, 외부 전문가들이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사업자는 5만4000㎡ 사업부지 내 주거시설로 공동주택(아파트) 여섯 동을 건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공공기여(기부채납)금 중 70%가량을 창업시설 건물인 ‘유니콘타워 센텀’을 짓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공공기여금은 2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500억원으로 창업시설을 건립해 시에 공공기여하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시는 최대 30층 규모로 들어설 유니콘타워 센텀에 영상 콘텐츠 기반 기업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창업 기업, 공공기관을 포함한 지원시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해운대 센텀 일대에 자리잡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연계해 부산의 상징적인 창업생태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기업 직원들을 위해 건물 일부에 주거시설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최종 협상안을 도출한 뒤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옛 한진CY 개발 사업은 2018년 협상이 시작됐지만 대규모 유휴부지의 난개발과 특혜 시비 등으로 사업 심의가 연이어 보류되면서 개발이 지연됐다. ○옛 부산외대 부지도 해결책 마련시는 옛 부산외국어대 부지 해결책도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부산외대 부지가 민간에 매각돼 새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파트 등 상업개발 대신 공영개발하겠다는 애초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치권, 시민사회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침례병원을 보험자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오는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보험자병원 확충 계획이 나오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과 협의해 보험자병원을 유치하고 유암코(연합자산관리)로부터 침례병원을 인수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시는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도 이달 말까지 개발 방향을 확정하고 다음달 재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서병수 전 시장이 청년층의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추진했던 시청 앞 행복주택은 인근 주민이 반발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후 오거돈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1단지 가구 수를 692가구에서 88가구로 줄이고 층수도 37층에서 14층으로 낮췄다.시는 이달 말 건립기본계획 용역이 끝나면 시의회 및 연제구의회와 협의해 개발 방향을 확정하기로 했다.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대부분 부산 중심가에 자리잡은 장기 표류 사업지와 관련해 연내 개발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이 인공지능(AI), 로봇 등 자체 보유 기술을 활용해 지역 제조기업의 변신을 본격적으로 돕는다.DGIST 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D-PIC)은 기업 수요기술 조사를 거쳐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지원 및 혁신을 위한 17개 연구과제를 최종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들 과제는 기업의 현장기술 고도화 및 다양한 원천 연구를 포함한다.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은 지역 제조기업의 전통적 생산공정 혁신과 연구 및 첨단 제조 솔루션 개발 지원을 목표로 지난 1월 운영을 시작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조사해 17개 연구과제를 선정했다.해당 과제들은 DGIST가 보유 중이거나 지원 가능한 기술을 활용한다. 기업지원 연구과제는 원천연구형과 응용연구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향후 5년간 기업과 협업해 수행할 예정이다.원천연구형 기업지원 연구과제는 기업이 제품·공정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독창적이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연구자 중심 연구다. 응용연구형 기업지원 연구과제는 기업이 예산·인력 등 현실적인 한계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연구주제를 발굴해 제품 제작과 관련 공정에 적용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협업 연구다.연구가 이뤄질 분야는 △AI 기술을 활용한 소재 생산공정 및 품질 개선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기업의 전기자동차 부품기업으로의 변환 지원 △로봇 기술을 활용한 생산공정 및 물류환경 개선 △다중센서 융합을 갖춘 플랫폼 개발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분야다.강태훈 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장(DGIST 연구본부장)은 “지역 기업들이 신성장산업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하는 산·학·연 합동 신개념 클러스터 구축이 1차 목표”라며 “향후 지역 제조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새로운 제조산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이용훈)가 울산 남구 산학융합캠퍼스에 산업체 생산 혁신을 위한 ‘AI 노바투스 아카데미아’를 개설하면서 지역 기업 사이에 인공지능(AI)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UNIST는 지난 1월 산학융합캠퍼스에 국비와 시비 등 총 35억원을 들여 산업체 AI 혁신 종합 생태계인 인공지능혁신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업 재직자에게 AI 혁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지난 5개월 동안 울산지역 제조업체 재직자 36명이 이곳에서 기초교육을 받은 뒤 현장 맞춤형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는 역량을 쌓았다. UNIST는 기업 재직자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 조선해양,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식품, 건설 등 11개 분야에서 AI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각 기업 종사자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python)을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반복적으로 성능을 검증하면서 단기간에 AI 활용 역량을 습득했다.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스카이시스는 AI를 접목한 컴퓨터 비전 기술로 제조업 현장에서 생산흐름을 자동으로 파악하면서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스마트 폐쇄회로TV(CCTV)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달 30일에는 산업체 재직자 38명이 참여하는 AI 노바투스 아카데미아 2기 입학식이 열렸다.UNIST는 자동차, 선박, 헬스케어, 반도체 등 울산의 주력 산업을 AI와 융합해 첨단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AI 융합 기반 연구개발(R&D)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AI 관련 유망 벤처기업에 산학융합캠퍼스 공간을 제공하고 UNIST 연구진과 협업하는 기반도 구축한다. 이용훈 총장은 “UNIST 인공지능혁신파크는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 제조업체에 디지털 혁신의 씨앗을 뿌리는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