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일본 시작으로 올해까지 5개국·67.5t 수출길 올라
코로나 위기 속 온라인 시장 개척 '완판'…국내 시장 점유율 '최대'
[통통 지역경제] '왕의 채소' 아스파라거스, 양구 농가 소득 '쑥쑥'

강원 양구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은 단연 시래기다.

일부 소비자들은 시원한 단맛을 자랑하는 수박이나 알싸한 향기 가득 머금은 곰취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최근 양구지역 농가 소득을 이끄는 효자 작물은 따로 있다.

바로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연둣빛 '아스파라거스'다.

양구군은 2007년 시래기와 곰취, 수박에 이어 지역을 대표할 작물을 고심 끝에 아스파라거스로 정하고 재배단지 조성을 시작했다.

서늘하고 배수가 잘되는 곳에서 잘 자라는 재배 조건이 양구군의 기후, 토질과 잘 맞았고 국내 소비 수요도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다.

군은 수확까지 3년 이상 걸리는 작물 특성과 낮은 생산성, 낯선 재배법, 병충해 등 악조건을 극복하고자 시설 단지 대형화와 현대화, 농가 재배 기술 지도 등을 펼쳤다.

[통통 지역경제] '왕의 채소' 아스파라거스, 양구 농가 소득 '쑥쑥'

신 소득 작물 발굴을 위한 양구군 노력에 강원도의 지원이 더해지자 효과는 배가 됐다.

도농업기술원은 2013년부터 아스파라거스를 수출 유망 작목으로 선정하고 시험 수출 등을 지원해 사업화 모델 구축을 도왔다.

특히 수출물량 확보를 위해 자체 생산한 아스파라거스 종묘를 농가에 분양해 생산단지 확대에 기여했다.

이러한 노력은 서서히 결실을 봐 2016년 16개 농가·8.6㏊에서 43t이 생산되던 양구 아스파라거스는 지난해 43개 농가·20.5㏊에서 180t이 생산됐다.

전국 아스파라거스 생산단지 55.4㏊ 중 양구군이 20.5㏊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생산지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통통 지역경제] '왕의 채소' 아스파라거스, 양구 농가 소득 '쑥쑥'

질 좋은 아스파라거스 생산으로 수출길도 활짝 열렸다.

2015년 일본에 시범 수출한 3t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홍콩, 호주, 대만, 싱가포르 등 5개국에 67.5t을 수출해 농가 소득향상을 이끌었다.

특히 2019년에는 19.4t을 수출해 약 11만8천 달러(약 1억4천만원)를 벌어들였다.

이러한 수출 상승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생산량은 180t으로 풍년을 기록했지만 일본 수출길이 막혀 처치 곤란한 상황이 닥친 것이다.

수출 물량이 국내 도매시장으로 유입된다면 가격 폭락이 자명한 상황이었다.

이에 강원도는 위기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직거래 특판행사'를 해결책으로 꺼내 들었다.

[통통 지역경제] '왕의 채소' 아스파라거스, 양구 농가 소득 '쑥쑥'

도는 지난해 5월 수출 물량 14t을 온라인 특판으로 돌려 아스파라거스 1㎏ 한 상자를 7천원에 판매했고, 운송비, 포장비 등 6천만∼7천만원을 지원했다.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는 매주 월, 목요일 오전 10시마다 소비자들은 판매 사이트에서 클릭했고, 매번 1분을 채 넘기기 전에 매진 안내가 내걸릴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이러한 직접 판매는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줬다.

농가는 포장비, 택배비 등을 지원받아 매출을 고스란히 소득으로 돌렸고, 소비자는 질 좋은 국내산 농산물을 싼 가격에 맛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리꾼과 소비자들 사이에 직판이 큰 이슈가 돼 농산물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온라인 특판으로 총 1억4천만원 매출이 발생했고, 이는 모두 농가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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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 양구군은 싱가포르 수출 판로를 개척해 수출국을 5곳으로 늘렸다.

양구군은 아스파라거스 재배 농가를 지원하고자 최근 2년간 지역 활력화 작목 기반조성과 수출단지 조성, 소비 촉진 지원 등 4개 사업에 5억1천3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역 내 43개 농가·20㏊에서 최대 200t을 생산할 예정이다.

양구에서 23년째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해온 김영림 한국아스파라거스생산자자조회장은 "처음에는 농민들이 돈 되는 작물이라고 뛰어들었다가 많이들 포기하고 6개 농가만 남았을 때도 있었다"며 "이제는 농지 3.3㎡당 5만원 이상 소득을 올려주는 효자 작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소한 작물 재배에 힘들어하는 농가를 위해 군청에서 하우스나 선별기 등 생산 기반 시설을 지원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통통 지역경제] '왕의 채소' 아스파라거스, 양구 농가 소득 '쑥쑥'

아스파라거스는 프랑스 왕 루이 14세가 궁에 전용 온실을 설치하고 '식품의 왕'이라는 작위를 내린 일화 덕분에 '귀족 채소', '왕의 채소' 등 별칭을 갖고 있다.

비타민 A와 무기질, 단백질은 물론 숙취 해소에 뛰어난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며, 사포닌 성분으로 항암효과가 있고 루틴 성분은 당뇨 환자에 도움을 주는 등 이뇨·진정 작용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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