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청불' 논란에
자율권 침해·실효성 부족 등
'강제적 셧다운제' 비판 쏟아져
10년만에 개선 논의 착수

정치권도 "셧다운 폐지" 목소리
한달새 개정안 6건 이상 발의
정부가 최근 ‘마인크래프트 청소년 이용 불가 논란’을 빚은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개선 논의를 시작했다.

여성가족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셧다운제 개선 논의를 위한 자체규제개혁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셧다운제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규제가 과도하다고 지목된 ‘규제 챌린지 과제’에 포함됐다. 정부는 소관부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에 걸친 3단계 회의체를 통해 개선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말 많은 셧다운제 개선 첫발
여가부, 말많은 '게임 셧다운제' 손보나

이날 회의에는 여가부를 비롯해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규제 개선을 건의한 게임산업협회, 청소년 보호 관련 단체 및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이번 논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셧다운제 개선 입법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과도한 규제로 지적될 수 있는 제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제적 셧다운제로 불리는 청소년보호법 제26조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오전 0~6시에 PC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 이 제도는 2011년 정부가 청소년의 적절한 수면 시간 확보와 게임 중독 방지 등을 이유로 도입했다. 위반 업체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셧다운제는 자유권 침해, 실효성 부족 등의 비판을 꾸준히 받았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지적이었다. 게임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었지만 PC 게임만 규제해 시대착오적이란 의견도 많았다. 당초 목표로 했던 청소년 수면권 보장과 게임 과몰입 방지 또한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던 중 이달 초 셧다운제 개선 논의가 재점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세 이용 등급을 받은 자사 게임 ‘마인크래프트 자바에디션’을 만 19세 이상만 구매·이용할 수 있다고 공지하면서다. MS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마인크래프트 게임 계정을 ‘엑스박스 라이브’로 통일하기로 했는데 한국에선 셧다운제를 이유로 19세 이하 이용자는 이 계정을 만들 수 없다.

마인크래프트는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며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던 게임이다. 지난해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가 마인크래프트 공간에서 열리기도 했다. 지난 2일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등 이용자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셧다운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셧다운제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도 줄지어 올라왔다.
정치권에서도 폐지 법안 쏟아져
정치권에서도 게임 셧다운제 폐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셧다운제 조항 삭제 내지는 개선 방향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한 달여 만에 6건 이상 발의됐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7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인터넷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헌법소원 청구인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셧다운제는 청소년 보호 명분에 치우쳐 국가가 청소년의 수면시간까지 챙기고 간섭하는 전근대적, 행정편의주의적 제도”라고 지적했다. 2011년 문화연대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을 중심으로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2014년 4월 합헌 결정을 내렸다.

여가부는 이날 회의에서 “셧다운제 개선과 관련해 국회에 발의된 법안에 대한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청소년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다수의 의견도 있는 만큼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소년 게임 과몰입 예방 및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중국 외에는 찾기 어려운 셧다운제는 개선이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며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여가부의 생각도 이번 기회에 바뀌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최다은/김주완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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