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교복 차림 학생 마주친 유가족 "왜 아들은 없어" 오열
학교폭력 가해자 엄벌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이상 동의
극단선택 광주 고교생 괴롭힌 동급생 3명 영장실질심사 출석

생을 마감한 고등학생의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동급생 3명이 2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등 혐의를 받는 A군 등 광주 한 고교 동급생 3명은 이날 광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세 학생은 각각 여름 교복, 모자 달린 회색 외투, 검은색 반소매 셔츠를 입고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향했다.

피해자 유가족은 법정에서 마주친 A군 일행 가운데 교복 차림의 학생을 발견하자 "왜 내 아들은 없어"라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실질심사는 약 35분 만에 끝났다.

A군 등은 방역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 호송차로 이동하며 "숨진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A군 등의 엄벌을 촉구했다.

숨진 학생의 이모는 기자회견에서 "재판 단계에서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이고 초범인 데다 반성의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정확한 처벌을 받지 못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저희 아이를 때리고 괴롭히며 놀이를 빙자한 폭력을 일상적으로 저질렀다"며 "심지어 한 명은 저희 아이가 죽기 전날 쉬는 시간에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몰랐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학교 또한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군 등은 지난달 29일 오전 광산구 어등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급우 B군을 장기간 때리고 괴롭히며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B군이 숨지기 직전 작성한 편지에는 학업 성적에 대한 고민, 가족과 친구 등에게 전하는 말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 말미에는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가족은 지난해 교실에서 기절할 때까지 목이 졸리는 B군 모습이 촬영된 영상, 사망 전 남긴 편지 등을 근거로 경찰에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했다.

유가족은 학교폭력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했다.

이 청원은 이날 낮 12시 현재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어 청와대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경찰에 입건된 동급생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A군 등을 포함해 모두 11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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