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이달 말까지 누적 항공화물 5000만t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화물을 싣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이 이달 말까지 누적 항공화물 5000만t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화물을 싣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이 2001년 개항 이후 20년 만에 누적 항공화물 5000만t 운송 기록을 이달 세운다. 홍콩국제공항과 상하이푸둥국제공항에 이어 항공화물 처리 능력 세계 3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닫혔던 하늘길이 백신 접종 등을 계기로 다시 열리면서 세계 각국의 전자상거래 물품과 의약품 등 신성장 산업 관련 화물이 크게 늘어난 게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는 신규 화물터미널 개발 등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누적 항공화물 5000만t 운송 달성

인천공항, 화물운송 세계 2위 노린다
2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누적 항공화물 물동량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5000만t에서 5만여t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매일 평균 9000여t의 수출입 화물이 운송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5000만t 달성이 확실시된다.

2018년 2월 4000만t을 돌파한 데 이어 3년5개월 만에 5000만t을 넘겨 항공화물 처리 능력 세계 3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된 것이다. 연 20만t의 화물량 격차를 따라잡을 경우 푸둥공항까지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5000만t은 세계 한 해 항공화물량 1억여t의 50%에 달하는 수치다. 주력 화물수송기 B747-400(적재톤수 100t) 50만 대 분량이다. 인천공항을 통해 오가는 화물은 한국 항공 수출입 물동량의 95%, 연 무역 교역액의 30~35%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누적 항공화물은 2006년 6월 1000만t→2010년 7월 2000만t→2014년 6월 3000만t→2018년 2월 4000만t을 기록하면서 4년마다 1000만t씩 증가하고 있다.

“신규 화물터미널 등 인프라 확충”

인천공항의 수출입 화물 운송실적 증가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의 항공운송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입 전체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1만5523t에서 23.5% 늘어난 162만4730t을 나타냈다.

2019년에 비해서도 21.7% 불어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객 부문과 온도차를 보였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이달에도 1~27일까지 24만5954t을 운송해 2019,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물동량이 20% 이상 늘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며 의약품 등 화물이 큰 폭으로 늘었고, 비대면 거래 증가로 전자상거래 물동량도 급증했다”며 “올해 연간 목표치 300만t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기대로 북미 지역의 전자제품·반도체 수출입 물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지난 6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4억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여객운송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항공화물 운송 사업 강화에 나선 것도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신규 화물터미널 개발 등 인프라 확충과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절차 간소화, 물류통관 절차·제도 개선을 통해 항공화물 증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인천본부 관계자는 “기업의 수출 증가, 운송 선박 부족에 따른 항공화물 선호 등 복합적 원인으로 항공화물이 계속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