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인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 분석…"고기압 정체 등 복합 요인으로 폭염 발생"
"열돔 현상으로 폭염일수 평년 웃돌 것…'대폭염' 가능성은 작아"
이른바 '열돔' 현상으로 인해 올해 폭염일수가 평년을 훨씬 웃돌겠으나 2018년과 같은 대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27일 기상청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폭염 현황과 전망, 기온 예보와 관측값의 이해' 기상강좌에서 "'지각장마'가 이른 소강국면에 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르게 세력을 확장해 폭염이 조기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기 상층에는 티베트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뜨거운 공기층을 돔(dome)처럼 가둬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아울러 북극진동이 이달 내내 양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의 북극진동에서는 중위도에서 정체 고기압이 발생해 한반도의 폭염을 강화하는 경향을 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돔은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올해는 시기적으로 일찍 발달한 상층 고기압이 동북아시아에 계속 정체해 있는 점을 볼 때 이번 폭염은 열돔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올해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처럼 될 가능성은 작다고 이 센터장은 예상했다.

이미 서울의 폭염일수가 평년 여름철(1991∼2020년 6∼8월)을 웃도는 등 평년 기록을 넘어서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층 고기압의 세력이 2018년만큼 강하게 발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대폭염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실제로 전날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4.5일로 2018년 7월의 15.4일에는 훨씬 못 미친다.

이 센터장은 기후변화가 열돔 현상을 부추겼는지 대해서는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아직은 과거에 비해 상층 정체고기압의 발생빈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없으며 기후모델들의 미래예측에도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