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덕 한국기업재난관리사회 부회장/ESG경영과 재해경감활동
김상덕 한국기업재난관리사회 부회장 "재해경감을 위한 ESG경영"

올들어 국내 주요기업의 수장들이 전하는 경영 메시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핵심 키워드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다. 키워드만 인용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들은 ESG위원회와 실무부서를 신설하고 평가기준을 만들고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공시제도가 바뀌어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가 나옴에 따라 기업들이 바쁘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과 사회(S)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의사결정(G)을 하는 ESG 경영은 실행관점에서 보면 지속가능경영과 다르지 않다. ESG가 지속가능경영의 핵심키워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지금 ESG일까?

기후위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오랜기간 진행되어온 지구 온난화는 잦은 재난과 대규모의 재해라는 부메랑이 돼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ESG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투자판단의 핵심 요소로 삼는 트랜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기후위기의 주요원인이 기업활동에 기인한다고 보고 이미 진행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사회가 기업에게 ‘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ESG경영 의무를 부여하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1760년 시작된 산업혁명 초기부터 기업에게 해결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온 환경문제로 인한 기후변화는 산업경제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 인류 문명의 속도만큼이나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범지구적인 노력들을 더욱더 강화되고 있다.

1995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자연재난과 테러 위협을 포함한 위협을 인식하고 3년의 준비를 거쳐 1998년에 자연재난·핵위협·테러위협 등 모든 위험으로부터의 기능연속성(COOP) 확보를 대통령 훈령으로 발표했다. UN은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로 2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게 되자 ISO에 국제표준 제정을 요청하였고 2012년도에 재난·위기 상황에서의 업무연속성관리(BCM)를 위한 국제재난표준(ISO22301)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태풍·집중호우 등 대규모 재난 발생 시에도 기업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가능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들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 ESG경영은 지속가능경영에 붙힌 새로운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ESG경영의 핵심은 환경문제이고 기후위기 문제이다. 글로벌 투자기관의 영향력으로 공시제도가 바뀌고 기업마다 ESG경영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등 많은 부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재난 관리 문제는 기업 자율에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내실있는 기업 지원책이 병행돼 한다.

행정안전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으로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에게 재난상황에서 해당기관의 핵심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능연속성계획 수립을 의무화(2017년)하고 있다. 기업의 재해경감활동을 장려하는 ‘재해경감활동 우수기업’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18년도에 시작된 이후 아직 시범사업 단계다. 하지만, 올해부터 새롭게 시행된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와 연계해 기업들이 재해경감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정부 당국의 지혜와 좀 더 적극적인 정책 집행이 받쳐준다면, ESG경영활동 차원에서의 재해경감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기업 주도하에 나라 전체의 재난관리활동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