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 관련해 "여러분은 12년 전 2009년 5월 동창회 등에 누가 참석했는지 기억하시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 시절 친구가 법정에서 '2009년 5월 서울대 학술대회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고 증언하면서도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3일 밤 페이스북에 "검찰의 주장과 언론의 보도를 보고 화가 치밀어 페친(페이스북 친구) 여러분께 묻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러분은 기억이 안 나지만 5명 정도의 동창(2명은 법정 증언, 3명은 서면 제출)이 그 행사 사진이나 동영상 속에 동창 얼굴을 보고 맞다고 확인하면, 그 동창은 참석한 것인가요, 아닌가요?"라고 재차 물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김상연 장용범)는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속행 공판을 열고 조씨의 고교 친구 박모씨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박씨는 "세미나 당일 조민을 본 사실이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세미나 동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와 닮았지만 조씨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변호인 측은 박씨의 기억이 2009년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증언이) 처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사실, 수사 과정에서 자료를 보며 새로이 기억해낸 사실, 추측한 사실들이 혼재돼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측은 박씨에게 "세미나장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은 (있었다면) 친하니 알은 체했을 텐데 안 했으므로 없던 것 아니냐는 논리적 추론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박씨는 "10년이 더 된 일이라 세 가지 정도 장면 외에 크게 기억나는 점이 없다"며 이 같은 주장에 대체로 수긍했다.

조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언론이 박씨가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는 점만 부각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공판에서 제 딸의 고교시절 친구 2인이 나와 똑같이 '2009년 사형제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조씨를 본 기억은 없다. 그렇지만 행사 동영상 속 여학생은 조씨가 맞다'고 증언했다"며 "그런데 다수 언론은 전자를 헤드라인으로 뽑는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