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5만 명의 보험금 4000억원이 걸린 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 1심에서 삼성생명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연금액 청구 소송에서 21일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속만기형 상품이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것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5억90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삼성생명은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고,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편입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적인 소비자의 이해도를 고려한다면 이는 일률적으로 도출되는 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교보생명도 비슷한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