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 올링크 대표, 삼성페이 주역…"사내 설득이 가장 힘들었어요"
“삼성페이가 탄생해 성공하기까지 제 지분이 얼마나 되냐고요?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삼성’이라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으로 국한한다면 제가 삼성페이의 아버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잘되는 사업에는 아버지·어머니가 50명쯤은 되기 마련이다. 저마다 “내가 이 사업을 만들었다”고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1900만 명의 이용자, 누적 결제금액 80조원, 갤럭시 스마트폰만 있으면 1초 만에 어느 상점에서나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단 한 명이 바로 자신이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이가 있다. 김경동 올링크 대표(39·사진)다. ‘세상에 없던 서비스’의 탄생 비화를 담은 《삼성페이 이야기》(김영사)를 최근 출간한 김 대표를 지난 16일 만났다.

김 대표는 “한국의 결제 서비스가 세계에서 최고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고 삼성페이 개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금세라도 될 것 같았던 모바일 결제가 그리 호락호락한 작업이 아니었다는 것.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을 갖춘 삼성이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뚝딱 만들었을 것 같지만 실상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PC를 통한 쇼핑에 사용되던 ‘간편결제’ ‘삼성월렛’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이해하지 못한 사내 결정권자를 설득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었다. 가슴이 철렁하는 기술적 오류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불신과 불안으로 새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장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정부의 규제는 시시때때로 발목을 잡았다.

김 대표는 “결과적으로 보자면 촘촘한 규제가 있었기에 세계 그 누구도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면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전국 모든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로 치면 엔진과 바퀴, 차체, 핸들까지 모두 갖춘 완성차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쇼핑, 광고 등 ‘부가적인 기능’을 추가하려는 최근의 모습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숨기지 않았다. 빠르고 편리한 결제라는 본질적 기능에 장애가 돼선 안 된다는 것. 갤럭시 휴대폰만이 지닌 특별한 기능에 대한 홍보, 사용자의 자부심 증대, 아이폰 사용자 흡수 등 삼성페이의 ‘업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2년 전 삼성전자를 나와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다양한 종류의 결제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인프라 솔루션을 개발하는 올링크라는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