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끊기자 경영난 심각…"매출 거의 없다시피"
[4단계 비상] ③3대째 찌갯집까지…명동 노포들도 휘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재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커지는 가운데 단골이 많은 유명 노포(老鋪)마저 경영난을 겪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명동의 찌갯집 '금강보글보글섞어찌개'는 지난해 11월 영업 중단 이후 추이를 지켜보며 영업을 재개하려 했으나 최근 4차 대유행으로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찌갯집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에 선정된 유서 깊은 식당이다.

중기부는 "베풀며 살자는 어머니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푸짐한 냄비 찌개를 제공하며 3대가 운영하는 찌개 전문점"이라고 가게를 소개했다.

창업일은 30여년 전인 1987년 1월 5일로 나와 있지만, 기록이 분명하지 않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에도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빨간 국물에 오징어를 넣고 취향에 따라 재료를 추가할 수 있는 섞어찌개가 대표 메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영업 중단이 길어지자 명동 상인들 사이에선 '폐업'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사장 김용권씨는 "폐업이 아니라 휴업"이라고 밝혔다.

식당 건물을 임차한 것이 아니라 직접 소유하고 있어 임차료가 들지 않아 폐업까지는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가게를 유지하려면 월 2천만∼3천만원은 들어와야 하는데 코로나 이후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해 휴업했다"며 "1년 정도 버텼지만,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올해 추석 전후로는 다시 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최근 다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영업 재개 시점은 이르면 내년, 늦으면 2∼3년 후로 내다보면서도 "(다시) 영업할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명동 토박이라는 김씨는 "우리 골목에 3층짜리 건물 8개가 있는데 모두 문을 닫았다"면서 "주변 다른 가게들도 다 자기 건물에서 운영하는데 문을 닫았다.

명동은 이런 골목들이 천지"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명동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미래유산으로 등록된 비빔밥집 '전주중앙회관' 명동점이 폐업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명동 상가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국이 13.0%, 서울은 8.9%였지만 명동은 38.4%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