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에 줄줄이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5일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증 자동부여 금지를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도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헌재는 15일 세무사의 자격 요건을 정한 세무사법 3조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세무사법 3조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한해 세무사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이전까지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별도의 교육만 받아도 세무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며 세무사 자격증의 자동부여 조항이 사라지게 됐다. 2018년 이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청구인들은 해당 세무사법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법률은 세무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라며 “변호사가 세무나 회계 등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세무사 자격이 부여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한변호사협회는 헌재의 결정에 반발하며 “소속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 수호를 위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수 변협 부협회장은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만 일괄 박탈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자의적 차별에 해당한다”며 “위헌적인 세무사법이 폐기될 때까지 계속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도 변호사의 세무대리업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2004년부터 2017년 사이에 자격증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의 여덟 가지 업무 중 ‘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을 하지 못하게 된다.

변협은 이에 대해 “세무사 업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부작성을 막아 사실상 변호사가 세무사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고 지적했다.

남기욱 변협 제1기획이사는 “소위를 통과하더라도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국회 본회의 등의 단계가 남아 있다”며 “별도의 행동을 준비하고 있진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