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PD 인터뷰…"우리나라 코미디의 강점 살려 새 장르 선보이고파"
'이수근의 눈치코치' PD "천하의 이수근도 무대서 긴장했다"

"천하의 이수근 형도 긴장을 하셔서 말이 정말 랩보다 더 빨라지더라고요.

그래서 (녹화 도중에) 제가 '물 한 번 마시고 가자'고 했죠. (웃음)"
최근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공개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이수근의 눈치코치'(이하 '눈치코치') 연출을 맡은 김주형 PD는 12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녹화 당시 상황을 전했다.

코미디언 한 명이 무대에서 노래도 춤도 없이, 오로지 입담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는 베테랑 개그맨들에게도 도전하기 어려운 장르로 손꼽힌다.

그렇기에 더욱 연예계 대표 센스쟁이로 통하는 이수근을 호스트로 내세웠다는 김 PD는 "혼자 온전히 쇼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역량,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 공연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눈치코치'는 날카로운 풍자나 관객들의 폭소가 지속되진 않았지만 자타공인 '눈치백단' 이수근의 인생 이야기를 잔잔한 웃음과 함께 풀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수근의 눈치코치' PD "천하의 이수근도 무대서 긴장했다"

"제가 본 수근이 형은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어깨에 지고 가는 게 많은 사람 같아요.

짐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또 항상 강호동 형이나 이경규 형 같은 분들 옆에서는 굉장히 동생 같은데, 후배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에요.

따끔한 직언도 해주고 세심하게 챙겨주고요.

"
김 PD는 자극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의 특성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이 보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사회적 분위기는 당연히 고려해야죠. 누군가는 이런 얘기로 인해 오해나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해서 '눈치'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수근 씨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편하고 가볍게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의 영향도 컸다.

2년 전 개그우먼 박나래를 앞세운 스탠드업 코미디쇼 '농염주의보'의 연출을 맡기도 했던 그는 "'눈치코치'는 '농염주의보'와는 굉장히 다른 세계에서 녹화를 진행했다"며 "고맙게도 관객 20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현장에 와주셨지만, 아무래도 소수의 관객과 2천명의 관객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끝나면 이수근만의 강점을 살린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면서 "수근이 형의 강점인 애드리브와 노래 개그, 레크리에이션 형태를 보여줄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쇼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 이수근 외에 함께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해보고 싶은 사람으로는 유재석과 신동엽을 꼽았다.

'이수근의 눈치코치' PD "천하의 이수근도 무대서 긴장했다"

SBS TV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전성기 시절을 조연출로서 함께했던 김 PD는 "개인적으로 코미디 콘텐츠를 지속해서 하고 싶다"며 "넷플릭스의 스탠드업 코미디쇼가 과거의 공개 코미디와 결은 좀 다를 수 있지만, 코미디를 하기 힘든 시대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기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스탠드업 코미디쇼가 익숙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코미디언들이 잘하는 콩트, 부캐(부캐릭터·제2의 자아를 뜻하는 신조어)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포부를 밝혔다.

"코미디언의 이름보다 캐릭터로 그 사람이 설명될 때가 있잖아요.

'웃찾사'에서 했던 '화상고'나 '웅이 아버지' 같은 코너처럼요.

그런 것들이 좀 더 정교한 세계관에서 등장한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장르를 새롭게 선보이고 싶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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