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붐비던 일산 백석동 유명식당 발길 끊겨…손님 아예 못받은 카페도
인천 송도 고깃집 2주간 예약 90% 취소…"4명→2명 변경은 거의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1일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주말임에도 시내 유명 식당가에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드는 등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초복이자 휴일인 이날 평소 점심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식당가 주변은 인적이 드물기만 했다.

'4단계 D-1' 수도권, 식당가 벌써 썰렁·자영업자들 한숨 푹푹
휴일 점심시간에도 대부분의 음식점이 텅 비어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진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던 유명 곰탕집과 막국숫집은 손님이 없어 한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도 사람들이 자리한 테이블보다 빈 테이블이 더 많았다.

노트북을 펼쳐놓고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는 '카공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백석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3) 씨는 "지난주 일요일 점심시간에 10여 명의 손님이 있었는데 내일 거리두기 격상 때문인지 오늘은 아직 손님을 받지 못했다"면서 "언제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지 모르겠지만, 매번 거리두기 조치가 바뀔 때마다 소상공인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길 건너편에서 막국수 집을 운영하는 김모(51) 씨는 "그동안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간신히 영업을 이어왔는데 내일부터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저녁 장사는 거의 접어야 할 판"이라며 "오늘도 오후 2시가 넘었는데 점심 손님 한 명 받질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장항동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모(56) 씨는 "코로나19로 1년여 동안 장사를 제대로 못 해 수천만 원의 빚더미에 앉은 상태에서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은 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이제는 휴업이나 폐업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4단계 D-1' 수도권, 식당가 벌써 썰렁·자영업자들 한숨 푹푹
이날 파주시 탄현면의 대형 아웃렛에는 지난주보다 20% 감소한 쇼핑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행궁이 있어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수원 남수동도 평소보다 한산했다.

나들이 철인 이맘때 행궁 성곽길과 행궁 앞 잔디밭은 인파로 북적였지만, 이날은 코로나19 확산세와 이따금 내리는 빗방울 때문인지 평일보다도 썰렁했다.

남수동의 한 유명 고깃집 주인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져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내일부터 4단계가 시작되는데 주 고객인 공무원들 위주로 벌써 저녁 예약이 많이 취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통구의 한 갈빗집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 갈빗집 주인은 "우리는 저녁 장사 위주인데 내일부터 저녁에는 3인 이상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없어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에서도 유명 호텔과 프랜차이즈 식당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인천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발표되고 주말인 어제와 오늘로 예약된 객실의 20%가량이 취소됐다"며 "지난해부터 방역 전담팀을 새로 만들어 더 철저히 객실 관리를 하고 있지만,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는 동안 예약 취소 문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유명 고깃집 관계자는 "그동안 공공기관이나 회사 예약이 많았는데, 4단계가 적용되는 이달 25일까지 2주 동안 200여 건의 예약 중 90%가 취소됐다"며 "4명으로 예약했다가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2명으로 예약을 바꾼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4단계 D-1' 수도권, 식당가 벌써 썰렁·자영업자들 한숨 푹푹
헬스장은 지난해 거리두기 조치 때와 달리 이번에는 4단계에도 영업은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원 수 감소 등 영업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37)씨는 "어제 회원 모두에게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샤워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러닝머신도 속도를 시속 6㎞ 이하로 사용해야 하고 오후 6시 이후에는 일행 3명 이상이 함께 운동하지 못한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9월에 2주일간, 연말에도 3주 넘게 아예 문을 닫고도 한 달에 200만 원씩 관리비를 계속 내야 해 힘들었다"며 "이번에는 4단계에도 헬스장 문은 열 수 있지만, 회원 수가 또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