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청소노동자 '갑질' 사실과 멀어" 주장했다 삭제
서울대 학생처장 "산 사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서울대 측이 최근 사망한 청소노동자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 속에 학생처장이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구민교 학생처장은 전날 SNS에 "지난 6월 26일 서울대 생활관에서 일하시다 돌아가신 이모 선생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며 "59세의 젊은 나이셨는데 안타깝다.

3명의 자제분 중 막내는 아직 고등학생이라 더욱 그렇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한마디 하겠다"며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언론에 마구잡이로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는 '악독한 특정 관리자' 얘기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눈에 뭐가 씌면 세상이 다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대로만 보인다지만,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청소노동자 이모(59)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낮 동안 휴식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고인은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 팀장 등 서울대 측의 갑질과 군대식 업무지시, 힘든 노동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남편도 서울대 측에 "강압적인 태도로 노동자를 대우하지 않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이날 청소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서울대의 올바른 대응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공동행동은 "극심한 노동강도와 직장 내 괴롭힘, 갑질이 드러났음에도 서울대 대응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학교 관계자는 갑질 행위를 두둔했고, 대학 측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사과도, 책임 인정도, 대책 제시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대는 청소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학교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갑질을 한 관리자 등을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 학생처장 "산 사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