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식 대응 자제…'금품제공' 폭로 놓고도 입장 갈려
가짜 수산업자 "압수수색 절차 위법" vs 경찰 "적법"

수산업자를 사칭해 116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김모(43·구속)씨 측이 법정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절차상 문제를 주장한 데 대해 경찰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씨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올해 3월 경찰이 김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임의로 내용을 열람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고인 측의 법정 진술을 평가하는 게 재판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며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증거능력이나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은 재판에서 다뤄져야 하는 내용"이라면서도 "경찰은 적법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씨 측은 금품 제공 폭로 여부를 놓고도 경찰과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김씨 변호인은 전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씨가 진술한 부분이 없고 경찰 조서에도 남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오징어 사기' 혐의로 사건을 송치하기 전날인 4월 1일 김씨가 먼저 금품 제공 사실을 털어놨고, 그 내용을 수사 보고에 포함해 이를 토대로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씨는 금품 사건 관련 경찰 조사 초반에는 협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접견을 거부하는 등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금품을 제공한 대상자가 최소 2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사례 외에 위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엄성섭 TV조선 앵커·이모 전 부장검사·배모 총경 등 4명을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했다.

아직 입건되지 않은 일간지와 종합편성채널 기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살펴보는 중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박영수 특별검사도 김씨로부터 포르쉐 렌터카와 수산물 등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전날 자진 사퇴했다.

박 특검 외에 특검팀 수사지원단장 A씨도 선물 제공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입건된 이 전 부장검사도 한때 특검팀에 파견돼 근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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