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내내 조용히 고개 숙여…법정 앞 취재진 몰려
금품살포 논란 열흘만에 모습 드러낸 수산업자 '침묵'

수산업자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7일 오후 3시 10분께 서울중앙지법 523호 법정. 황토색 수의를 입은 김모(43·수감 중)씨는 구치감에서 나오며 방청석을 가득 채운 취재진을 힐끗 본 뒤 재판부를 향해 연거푸 허리를 숙였다.

현직 검사와 경찰,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김씨는 건장한 체구에 짧은 머리였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10분 남짓 짧게 진행된 재판에서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이 발언을 이어갈 때도 피고인석에 조용히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을 뿐이었다.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새로운 연루자가 연일 등장하고 재판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박영수 특검이 '포르쉐 무상 제공'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등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소법정 내 방청석 40석 가운데 절반가량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됐지만, 2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몰리자 중계 법정까지 운영됐다.

하지만 이날 재판은 김씨의 '오징어 사기'와 공동협박 등에 관한 것이었고, 증인 2명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단 10여 분만에 마무리됐다.

그는 재판 내내 피고인석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다소 기운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의견을 말할 기회 없이 내내 자리를 지키다가 재판이 끝나자 교도관의 손에 이끌려 구치감으로 돌아갔다.

김씨의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21일이지만, 김씨가 재판에서 금품 살포 의혹에 관해 입을 열지는 불투명하다.

형사재판의 피고인은 재판장이 허락하는 경우 법정에서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그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이 없다.

재판이 끝난 후 김씨의 입장을 묻기 위해 변호인에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지만, 변호인은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며 자리를 피했다.

로비 의혹과 박 특검의 사임 등에 관한 질문에도 "저는 사기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인에 불과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피고인 본인도 반성하고 굉장히 힘들어하며, 여러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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