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자에 이목 집중 상황서 동석한 10여명 중 목격자 없어
재판부 "발생 2년 뒤 신고한 경위도 부자연스럽다" 판단
'사발식' 음주 중 동료 추행 논란…1심 유죄→2심 무죄 반전

목격자가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 진술에 근거해 회식 자리 동료 추행범으로 몰렸던 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2017년 여름 대전의 한 식당에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 회식하다 큰 양푼에 술을 따라 돌아가며 마시는 이른바 '사발식'을 했다.

A씨 동료인 20대 여성 B씨는 이후 귀가 중 다른 사람들에게 "사발식 과정에서 A씨가 음주를 만류하는 척하면서 사발을 가져가려다 내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9년께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검찰은 조사를 거쳐 강제추행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사발을 들고 술을 마시는 사람을 모두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추행을 하느냐'는 취지로 반발하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B씨 진술이 일관된 상황에서 범행이 있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A씨와 B씨 외에 현장에 있던 10여명 중 추행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점과 범행이 이뤄지기 힘든 정황 등을 근거로 A씨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음주하는 사람에게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순간에 추행했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A씨가 술을 마시고 사발을 B씨에게 넘기는 순서였다"며 "B씨 주장대로 A씨가 음주를 만류하려 했다면 사발을 빼앗으려 하기보다는 아예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뒤 신고한 경위도 다소 부자연스럽다"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파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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