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기획사정·윤석열 가족·측근 의혹 수사 '주목'
권력사건 털어낸 檢…남은 현안 수사도 속도낼 듯
주요 권력 사건을 연이어 털어낸 검찰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이틀 새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잇달아 기소하면서, 장기간 끌어온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의 큰 줄기가 마무리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수뇌부가 권력수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만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주변인 의혹과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 남은 현안 사건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달 30일 백 전 장관을 포함한 월성 원전 사건의 '윗선' 기소를 승인했다.

수사팀 인사 이동 직전인 1일에는 박성진 대검 차장의 승인으로 수원지검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에 연루된 이 전 비서관을 기소했다.

대검 지휘부가 수사팀 의견을 수용하면서 두 사건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남아 있는 변수는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를 적용해 백 전 장관을 추가 기소할지 여부에 있다.

김 총장은 검찰수사심의위를 열어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도 관심사다.

이 사건은 2019년 초 윤규근 총경의 연루설이 제기된 '버닝썬 사건'을 덮으려고 청와대가 김 전 차관 사건을 부각했다는 게 핵심이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을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규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오는 3일에도 추가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전날 사표를 낸 이 전 비서관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상황에 따라 이 전 비서관은 추가 기소될 여지가 남은 것이다.

대권 주자로 나서 검증 요구가 커지는 윤 전 총장의 가족·주변인 비리 의혹 수사는 향후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대기업 협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주식 매매 특혜 의혹에 김씨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힌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가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사건도 검찰에 고발장이 제출된 지 1년 이상 지났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작년 11월 20억원대 병원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혐의로 기소한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는 이날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최씨는 300억원대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검찰이 월성 원전이나 이광철 전 비서관 사건을 처리하며 '정치적 편향'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면서 "윤 전 총장 관련 사건을 비롯해 남은 수사는 정치적 부담을 덜 갖고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에선 다만 인사이동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주요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