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임단협 결렬 선언…다음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검토
한국GM 노조도 다음주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 중노위 조종 신청
파업 수순 밟는 車노조…올해 임단협도 '첩첩산중' 예고
현대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준비 수순에 들어가면서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임단협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GM 노조도 다음주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를 예고한 상태다.

30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13차 교섭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같은 교섭안이 조합원의 요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사측에 임금 9만9천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을 요구했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달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6∼7일에는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함께 만 64세 정년 연장과 미래차 전환기의 국내 일자리 유지 등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년연장은 MZ세대(1980∼2000년대생)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큰데다 회사도 고용 경직성이 높아지면 신규 채용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2년 연속 무분규 조기 타결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한 기아 노조 역시 근로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하고, 만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파업 수순 밟는 車노조…올해 임단협도 '첩첩산중' 예고
한국GM 노조도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노조는 다음달 5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뒤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9만9천원 인상을 비롯해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400만원 등 1천만원 이상 수준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경차 '스파크'의 내년 단종 가능성을 우려하며 물량 확보와 생산 연장을 확약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사측이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는 창원공장에서 새로운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노조는 스파크 단종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스파크 단종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경차 시장의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스파크의 단종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4월 9차 본교섭 이후 협상이 멈춘 상태다.

교섭대표 노조인 르노삼성차 기업노조는 사측의 기본급 동결 요구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제3노조인 새미래노조와 제4노조인 영업서비스노조가 임단협 재교섭을 요구하면서 쟁의권과 교섭권이 정지됐다.

교섭 대표 노조 확정 후 1년이 지난 뒤 다른 노조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면 회사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과반수 노조인 기업노조가 다시 교섭대표로 확정돼 조만간 사측과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