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비리 의혹 전 총장 두고 내부 파벌 다툼"…규탄 서명운동 7천명 참여

경기대학교가 전임 총장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이사회 구성 문제 등으로 인해 신임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대, 이사회 구성 못 해 신임 총장 선출 파행
일부 교수진과 학생들은 이러한 인사 파행이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을 둘러싼 파벌 다툼에서 비롯됐다며 손 전 총장을 규탄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경기대는 지난달 30일 자로 김인규 전 총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한 달이 지났는데도 신임 총장을 선출하지 못해 기획처장이 총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신임 총장 공석 사태는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이사회의 구성원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경기학원 정관과 최근 법원 결정 등에 따르면 경기대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해서는 이사회 정원 8명 중 정이사 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은 총 6명인데, 이 중 정이사는 3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3명은 임기 만료로 총장 선출에 관여할 수 없고 긴급처리권만 행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이사 2명이 새로 영입돼야 총장 선출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대는 이달 중순까지 여러 차례 이사 회의를 열어 신임 이사 후보들 중 적임자를 선출하고자 했지만 여기에도 현재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번번이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이사들마다 추구하는 대학 운영 방향성이 각기 달라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한 합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학내 일부 교수진과 학생들은 비리 의혹 등이 불거졌던 손 전 총장에게 우호적인 측근과 그 반대편으로 이사회가 나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대 총학생회는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이사회 정상화와 손 전 총장의 인사 개입 반대를 주장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해 7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총학은 해당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했으며 추후 교육부와 손 전 총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에도 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 경기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은 교수로 채용해주겠다며 지인 소개로 만난 이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손 전 총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다음달에도 이사회를 열어 정이사 선출을 위한 협의에 힘쓸 예정"이라며 "이사회를 하루 빨리 정상화해 신임 총장 선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